월드컵은 새로운 전술변화를 보여주는 장이다.브라질과 잉글랜드는 1958년과 66년 월드컵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들고 나와 우승했다. 아직까진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한일월드컵에서도 새 경향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 패턴 중 하나가 바로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이다. 그림으로 변화를 살펴보자
<그림1>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후반전에 프랑스의 신예 스트라이커 시세(9번)의 움직임이다. 트레제게와 교체해 들어간 그는 스피드를 앞세워 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이 때 수비형 미드필더 프티(17번)가 드리블해 돌파하면서 패스해주면 페널티에리어 우측에서 시세가 직접 슈팅이나 센터링으로 마무리한다. 그림1>
<그림2> 세네갈 선수들의 역습. 프랑스를 상대로 이변을 일으킨 세네갈은 덴마크전에서도 인상적인 공격패턴을 보여주었다. 세네갈 선수는 전원이 기술과 패싱력, 순발력을 갖췄다. 덴마크에 승리하지 못했지만 찬스면에서 압도했다. 그림2>
세네갈의 가장 훌륭한 점은 효율적인 공격. 수비수에서 윙백의 전진패스를 거쳐 스트라이커 디우프(11번)에게 곧바로 연결된다. 드리블 능력이 아주 뛰어난 플레이메이커 파디가(10번)는 돌파하거나 곧바로 디우프(11번)에게 스루패스로 연결한다. 세네갈이 단 4번의 패스로 덴마크전서 선제골을 올리는 장면도 이런 패턴으로 이루어졌다.
<그림3> 상대 팀에 비해 기술이 월등하게 앞서는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의 공통적인 공격형태.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약점이 되고 있다. 그림3>
강팀들은 공격점유율에서 앞선다. 그러나 볼을 오래 끌거나 짧은 패스를 많이 하다가 상대의 압박에 의해 공격이 끊긴다.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의 효율성이다. 이전 스트라이커들의 움직임은 백패스를 자주 했지만 지금 골을 결정짓는 스트라이커들은 순식간에 앞으로 전진해 찬스를 만들어 나간다.
물론 강팀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을 갖추겠지만 예선에서는 이러한 약점 때문에 공격을 주도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림4> 미국 세네갈 덴마크 터키 파라과이 등 상대보다 공격이 약한 팀들이 구사하는 공격형태이다. 그림4>
모든 선수가 수비를 하다가 스트라이커 맥브라이드(20번)에게 바로 킥을 해서 기습공격을 시도한다. 이전의 스트라이커는 득점이 임무였지만 맥브라이드는 좌우 헤딩패스로 다른 선수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까지 한다. 좀처럼 실점을 하지 않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스트라이커의 뛰어난 능력을 살리는 효율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
이처럼 스트라이커의 역할은 더욱 광범위해졌다. 이전까지 스트라이커는 안전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처럼 어슬렁대서는 안 된다.
빠르게 이동해 공간을 확보하고 찬스까지 만들어야 한다. 히딩크 감독 체제에서 황선홍이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역할이 증대했기 때문이다.
명지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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