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가 갈수록 천덕꾸러기 신세다. 월드컵 열기에다 대선 전초전이라는 성격 때문에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한 지 이미 오래다.투표율이 전국규모 선거로는 사상 최저인 40% 안팎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월드컵을 중계하는 대형 스크린 앞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후보들의 정견을 듣는 합동연설회장은 동원 청중만 듬성듬성 있을 뿐 썰렁하다.
유권자들의 후보 인지도가 광역 단체장은 50%를 넘었으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ㆍ기초의원에 가면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하지만 불법 타락양상은 어느 선거보다 심하다. 중앙선관위의 집계 결과, 투표일을 1주일 앞둔 6일 현재 적발된 위법ㆍ불법 사례는 모두 6,535건으로 역대 최고다.
4년 전 2기 지방선거 때의 위법ㆍ불법 적발건수가 1,740건이었다. 벌써 약 4배로 이런 추세라면 몇 배가 될지 알 수가 없다.
유권자들은 무관심한데 후보진영과 정당들만 죽기 살기로 덤비고 있는 셈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투표율이 낮아지고 관심이 떨어지면 당선에 필요한 표가 그만큼 줄어드니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기본표 확보에 매달릴 것은 자명하다.
우리는 여러 차례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내 지역 살림을 책임 맡게 될 일꾼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결코 대선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한번 잘못 뽑으면 4년 동안 손을 쓸 수가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 몫이 되고 만다. 잇단 권력형 비리 스캔들로 정치권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아무리 보기 싫다고 하더라도 선거는 현실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투표에 적극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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