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라. 대신, 성공하려면 더욱 치밀하게 대비하라.’ 2003학년도 대입 1학기 수시모집 결과가 수험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5일 2003년도 1학기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동덕여대가 64명 모집에 1,257명이 지원, 지난해(6.4대1)보다 3배 가까이 오른 19.6대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을 비롯, 대부분 학교에서 지원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7일까지 접수를 마감한 11개 대학중 경쟁률이 증가한 대학도 8개 대학에 달한다.
■지원 예상보다 큰 폭 증가
이는 올해부터 1학기 수시에 합격하면 2학기 수시와 정시에 응시할 수 없도록 한 제한규정과 대학 전체모집정원의 10%에 불과한 선발인원 때문에 지원율이 낮아질 것이란 당초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예상밖의 높은 경쟁률은 내신성적은 좋지만 수능에 자신이 없는 ‘수시파’ 학생들이 위축되지 않고 지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들쭉날쭉한 수능시험에 대한 불신도 1학기 수시의 매력을 더해 주고 있다.
서울 서초고의 3학년 진학지도 담당교사는 “1,2학년 내신성적은 좋지만 수능에 자신없는 학생들이 수시를 좋은 기회로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일학원 신 영 평가이사는 “학기초 실시된 시도교육청 모의고사를 본 수험생들이 수능에 대한 자신을 잃었을 수 있다”며 “수능이 쉬워진다고 하지만 들쭉날쭉한 수능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신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학보다는 학과를 중시하는 ‘소신파’와 대입문제를 일찍 해결해 놓고 보려는 ‘편의파’ 수험생들이 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대원외고 김창호 3학년 부장교사는 “대학을 한 단계 낮추더라도 원하는 학과를 가려는 학생들이 많이 늘고 있다”며 “대입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하고 어학공부 등 전문공부를 더 하려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중하위권과 지방학생들에 유리한 측면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 실장은 “합격하면 등록해야 하는 부담으로 상위권학생들이 하향 복수지원을 자제해 중위권과 지방학생들의 기회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심층면접을 없애거나 전형요소에서 추천서 등의 서류를 제외하고, 1단계에서의 선발 배수를 크게 늘인 것도 경쟁률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입시전문가들은 “현행 입시제도에 큰 변화가 없는 한 내신을 위주로 한 수시모집에 더 많은 수험생들이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수시에 뜻이 있는 고교 1,2학년생들은 내신성적 관리 등에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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