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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울어버린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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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울어버린 나이지리아

입력
2002.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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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F조답게 축구의 재미를 한껏 즐기게끔 해준 경기였다.나이지리아는 2패로 첫 16강 탈락의 제물이 됐지만 기량만은 세계 수준급이었다.

또 경기장은 스포츠의 묘기와 할리우드 액션, 부상투혼의 감동이 어우러진 종합예술 무대였다.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관중의 독특한 분장, 아프리카 토속 리듬의 응원 등 경기 외적인 흥미도 만점이었다.

스웨덴은 경기 초반부터 탄탄한 조직력과 파워로 밀어붙였고, 나이지리아는 화려한 개인기로 맞섰다.

첫 골은 나이지리아 몫이었다. 전반 27분 아가호와가 요보의 센터링을 상대 문전에서 머리로 방향만 살짝 틀어 네트를 갈랐다. 아가호와는 텀블링을 연속 7번이나 하는 세리머니를 연출,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반 31분에는 스웨덴의 미알뷔가 상대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의 태클에 의해 넘어진 뒤 페널티 킥을 얻기 위해 할리우드 액션을 취하다 경고를 받았다.

이후 5분뒤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넣은 라르손은 혀를 길게 내밀며 벤치쪽으로 달려 미 프로농구(NBA) 스타 마이클 조던(워싱턴 위저즈)을 연상케했다. 라르손은 또 후반 17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직접 차넣어 승리의 주역이 됐다.

한편 머리를 두 가닥으로 묶어 두개의 뿔처럼 세운 ‘도깨비 머리’로 유명한 나이지리아의 웨스트는 후반 15분 왼쪽 눈 위쪽이 찢어지자 경기장에서 봉합수술을 한 뒤 붕대를 감고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고베=월드컵특별취재단

■동점·역전골 '저승사자' 라르손

7일 나이지리아전에서 동점과 역전골을 몰아친 헨리크 라르손(31ㆍ셀틱 글래스고)은 스웨덴이 낳은 유럽 최고의 위협적인 스트라이커.

이번 대회 F조 죽음의 계곡에서 스웨덴의 앞길을 헤쳐나갈 리더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던 그는 이날 16강 티켓이 걸린 일전에서 보란듯이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의 날개를 꺾어 세계무대에 그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라르손은 0-1로 뒤지던 전반 35분 프레드리크 륭베리의 패스를 아크에서 받아 정확히 왼쪽 골 모서리에 꽂아넣은 데 이어 후반 12분에는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직접 골로 연결시켜 역전 드라마를 장식했다.

지난해 4월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한 시즌 49골을 터뜨려 축구전문가들 사이에서 ‘작은 연못에 사는 큰 물고기(Big fish in a small pond)’로 불린 그는 한일월드컵을 통해 세계적 골잡이로 떠오르게 됐다.

스피드와 체력,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교란하는 능력 등 스트라이커로서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그는 월드컵 유럽지역예선 10경기에서 8골을 잡아 스웨덴을 8년만에 본선에 올려놓으며 일약 국민적 영웅이 됐다.

/고베=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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