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DNA검사 등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엉뚱한 사람의 유골을 군에서 의문의 실종을 한 사람의 유골로 결론 내렸고, 군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던 밝혀졌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ㆍ韓相範)는 1987년 육군 모 사단 유격훈련장에서 실종된 후 99년 유격장 인근 야산에서 유골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소진(당시 21세)씨 의문사와 관련, 서울대 법의학교실에 유골의 DNA검사를 실시한 결과 김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고 7일 밝혔다.
국과수는 당시 발견된 유골의 주인이 김씨 유가족과 친족관계인지 DNA 검사를 통해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DNA 검사 없이 김씨의 사진과 발견된 두개골의 모양 분석만을 통해 김씨 본인으로 추정하고 이를 군에 통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문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헌병대로부터 결과를 독촉 받고, ‘이미 변사체가 인도되었기 때문에 친자감별을 시행할 이유가 없으니 양지해달라’고 군과 국방과학연구소에 통보했다.
군도 이러한 국과수의 추정을 그대로 받아들여 유골을 김씨의 것으로 결론짓고,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김씨가 탈영할 목적으로 유격장을 이탈해 도주 중에 실족, 사망한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었다.
의문사위 관계자는 “발견된 유골은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군복무를 한 사람의 것일 가능성이 있으나 신원과 사망 경위 등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의 유가족은 김씨가 탈영할 이유가 없고 몇 번이나 수색작업을 벌였던 곳에서 유골이 발견된 점 등을 들어 2000년 12월 의문사위에 진상규명을 요청했었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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