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골키퍼가 골은 넣지 못하고 골만 먹었다.7일 전주서 열린 스페인_파라과이전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스페인의 축구 신동 라울 곤살레스(25ㆍ레알마드리드)를 비롯한 스트라이커가 아닌 파라과이의 괴짜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37ㆍ스타라스부르)였다.
2일 첫 경기인 남아공전에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칠라베르트는 이날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혼자 그라운드에 나와 관중의 박수를 유도했고 경기중에는 스페인 문전 앞에서 프리킥까지 차는 등 예의 스타 근성을 마음껏 발휘했다.
하지만 전날 “기회가 닿으면 언제든 골을 넣겠다. 스페인 골키퍼는 내가 프리킥을 차면 벌벌 떨 것”이라고 장담했던 칠라베르트는 골을 넣기는 커녕 오히려 결정적 실수로 1골을 내주는 등 팀을 패배의 수렁으로 몰아 넣었다.
후반 7분 페르난도 모리엔테스(26ㆍ레알 마드리드)에게 허용한 동점골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후반 24분 모리엔테스에게 역전골을 내준 것은 전적으로 판단착오 때문이었다. 후반 23분 직접 찼던 프리킥도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바람에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칠라베르트는 후반 37분 페르난도 이에로(34ㆍ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킥을 막지 못하는 등 무려 3골이나 내주며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는 명성에 스스로 먹칠을 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파라과이 관중석에서는 “체사레 말디니 감독의 지도력이 위협 받는 등 가뜩이나 팀이 어수선한 가운데 칠라베르트가 제 역할을 못해 패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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