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를 걱정하는 것은 축구 팬만이 아니다.3월 본방송에 들어가 현재 25만 가구의 가입자를 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도 이번 장마가 두렵기만 하다. 위성방송이 유독 비에 약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지난해(21일)보다는 6, 7일, 평년(19일)보다는 4, 5일 빠른 6월 중순께부터 시작될 전망.
만약 이번 장마에 시간당 4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 스카이라이프에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
목동 방송센터에서 송출, 무궁화3호 위성을 통해 각 가정에 수신되는 위성방송의 전파신호가 약해져, 방송 장애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가 지금까지 내세운 지상파방송과의 차별점 중 하나는 지형이나 기상 조건과 상관없이 안테나만 설치하면 언제 어디서나 깨끗한 화질과 음향으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 인간의 기술이 자연의 장애를 완벽하게 극복하지는 못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지상에서 위성으로 방송신호를 쏘아올리는 단계부터 아예 그 신호를 증폭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무리 출력을 높여도 순간적으로 40㎜를 뿜어내는 비구름을 뚫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와 기상여건이 비슷하고 1996년부터 위성방송을 출발시킨 일본의 스카이퍼펙TV를 참조했지만, 스카이퍼펙도 이 같은 경우 방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말고는 특별한 대안이 없었다.
지름 45㎝짜리 안테나가 전천후라고 믿고 있을 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집중호우는 그들의 기대를 무너뜨릴지도 모르는 가장 위험한 적인 셈이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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