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한국은 이기고 일본은 비겼다. 전망했던 그대로였다.나는 당초 일본이 벨기에와 0_0으로 비길 것으로 예상했다. 무승부는 맞혔지만 득점 내용은 빗나갔다. 일본 벨기에 모두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쳐 2_2로 끝났다.
일본과 벨기에가 수비에 치중한 플레이를 했더라면 0_0, 박빙의 경기로 진행되다가 일본이 페널티킥을 얻어 1_0으로 이기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1970년 대회서 홈팀 멕시코가 8강에 진출했던 때를 염두에 둔 발상이었다. 당시 멕시코의 상대는 벨기에였다. 벨기에 수비수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시도한 태클은 반칙이 아닌 듯 했지만 심판은 주저 없이 홈팀에 페널티킥을 주었다. 그리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심판이 홈팀에 유리하게 휘슬을 불 수도 있었던 시절이었다.
솔직히 이번에도 이런 일을 기대하긴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2_2 동점 상황에서 경기종료 5분을 남기고 공격형 미드필더 이나모토 준이치가 멋진 슛을 골대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런데 홈팀 일본에 유리한 판정을 할 줄 알았던 심판이 놀랍게도 골을 인정하지 않고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나. 농담이다. 일본선수들은 항의도 하지 않은 채 경기를 속행했다.
유럽의 한 기자는 “항의를 하지 않은 것은 신사적이지만 주장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팀이 이런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지난해말 본선 리그 조 추첨이 있던 날 한국 친구는 “폴란드와의 경기가 부담이다. 미국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포르투갈은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마지막에 맞붙는다. 결국 폴란드 전이 16강 진출의 관건이 될 것이다”고 예측했다.
나는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폴란드는 1974년 대회의 3위에 오른 것과 같은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한국이 분발한다면 충분히 폴란드를 누를 수 있을 것이다. 오리려 경계대상은 미국인 것 같다.”첫 경기를 마무리한 결과 내 생각이 옳았던 것 같다. 한국은 폴란드에 이겼지만 미국이 포르투갈을 제압, 한국으로서는 미국과의 경기에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된 것이다.
감독이나 대표선수의 경력을 갖고 있는 축구전문가는 엄밀한 분석을 기초로 추리한다. 여기에 비하면 나의 전망은 30년 이상 걸쳐서 월드컵을 지켜봐 온 경험을 기초로 번뜩 떠올리는 단순한 직감에 불과하다. 그러나 직감이 추리보다 더 정확할 때도 있다. 내 직감으로는 한국과 일본은 본선 리그 2차전서 이리저리 고전하겠지만 각각 미국과 러시아를 제압할 것이다.
/우시키 소키치로(牛木素吉朗) 일본 효고(兵庫)대 교수ㆍ축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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