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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料理…보기에도 예쁘고 입맛에도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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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料理…보기에도 예쁘고 입맛에도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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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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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일본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 그러나 음식에 관해서 만은 국경이 없다.일본에서 날아오는 월드컵 속보와 함께 깔끔한 일본요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국내에는 우동 소바 생선회 등에 머물렀던 일본 음식이 일본식 빈대떡 ‘오코노미야끼’ ‘철판구이’ 청국장과 닮은 ‘낫또’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밥과 된장국을 기본으로 하는 데다 생선과 야채를 주로 사용하는 일식은 한국음식과 닮은 꼴. 그만큼 친숙해지기 쉽다.

무엇보다 시각적 요소를 중시하는 데다 건강식이란 이미지 때문에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메뉴는 오코노미야끼와 다코야끼.

오코노미야끼는 한국의 빈대떡과 이태리의 스파게티를 합쳐 놓은 듯한 음식.

일본 에도시대부터 일반 가정에서 만들어 먹었을 정도로 서민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지방에 따라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다양한 오코노미야끼가 있다.

뜨거운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닭고기 해산물 양배추 등을 잘게 썰어 올려놓은 뒤 밀가루 반죽을 둥글게 둘러 지져낸다.

‘오코노미’는 ‘좋아하는’ 이란 뜻.

빈대떡이 밀가루 반죽에 미리 온갖 재료와 양념을 넣어 굽는 것과는 달리 오코노미야끼는 다 익은 뒤에 마요네즈와 말린 가다랭이를 얇게 저민 가쓰오부시 등을 얹어 먹는다.

서울 대치동에 자리잡은 ‘담소’(02-543-5080)는 오코노미야끼 전문점. 특제 오코노미야끼를 시키면 밀가루 반죽 대신 걸쭉하게 간 마를 서비스한다.

이곳에서는 다시마국물을 밀가루 반죽에 넣어 묽게 한 뒤 철판에서 바삭하게 구어 먹는 몬자야끼도 함께 내놓고 있다.

다코야끼는 지난 해부터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간식류. 잘게 썬 문어를 속에 넣고 구운 미트 볼 모양의 풀빵이다. 한국에서는 대학가나 시내 중심가 등의 길거리에 등장했다.

데판야끼는 일본식 스테이크. 일본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던 1950년대 양식을 퓨전해 개발한 메뉴이다.

철판 위에 재료를 얹어 익힌 뒤 스테이크소스등에 찍어먹는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향기를 직접 느끼며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퍼포먼스 요리에 속한다.

바닷가재 왕새우 광어 연어 쇠고기 등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고급요리에 해당된다. 프라자호텔 일식당 ‘뉴하마’(02-310-7349)가 데판야끼 전문점이다.

가이세키(會席)정식은 결혼식 연회 등에 나오는 코스 요리를 말한다.

계절별, 지역별 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로 구성되며 요리사의 기량을 가늠할 정도로 고난도의 요리이다.

화려한 장식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요리이다. 코스에 구이 찜 튀김 조림 등 모든 조리법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식사 전 먼저 입맛을 돋우기 위해 참깨두부 같은 진미, 애피타이저 등을 내고 이어 맑은 국과 생선회에 이어 보통 5~6가지의 요리가 이어진다.

인터콘티넨탈호텔 일식당 ‘하코네’(02-559-7623)등 국내 특급 호텔의 일식당에서 내놓고 있다.

낫또는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식품. 일본 내에서도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젊은 층은 기피하는 전통 음식이지만 국내에서도 이를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콩으로 발효시킨 데다 퀴퀴한 냄새가 마치 한국의 청국장과 비슷하다. 끓여먹는 청국장과는 달리 날로 먹는 데 낫또 안에 들어있는 바실러스균은 장의 운동을 도와주고 피를 맑게 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끈적끈적한 낫또를 뜨거운 밥 위에 올린 뒤 날 메추리알 다진 파 고추가루 등을 뿌려 젓가락으로 휘저어서 먹는다. 국내에서는 ‘황소낫또’ (02-423-9404)가 주문판매하고 있다.

라면과 소바는 가장 흔하게 알려진 일본 음식.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우동전문점이 일본에서 들어온 체인점 ‘기소야’(02-564-9025)이다.

면과 원액을 일본에서 직접 들여와 일본 맛 그대로이다. 가쓰오부시를 우려낸 진국물과 오동통하고 부드러운 면이 일품이다.

신촌에 자리잡은 ‘간사이’ (02-332-1333)는 정통일본라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인스턴트면을 끓이는 한국식 라면과는 달리 돼지고기를 고운 육수에 생라면을 넣어 끓이는 일본라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라면과 소바전문점인 ‘겐뻬이’(02-765-6808)는 일본인 사장이 모든 재료를 일본에서 들여온다. 오사카의 맛이다. 직접 뽑아 만드는 소바는 손님이 주문해야 비로소 삶기 시작한다.

아삭한 질감과 향극한 맛의 튀김도 일식에서 빠뜨릴 수 없다.

‘미스터구보다’(02-734-0768)는 18개 좌석의 자그마한 식당이지만 와사비를 만드는 고추냉이뿌리나 차조기잎을 일본에서 직접 들여와 사용하고 있다. 바삭바삭하고 재료의 향취가 살아있다.

신사동에 위치한 ‘뉴서린’(02-544-7055)도 튀김으로 유명하다. 특히 검은 깨를 섞은 튀김 옷을 씌워 뜨거운 기름에 재빨리 튀겨 내는 아이스크림 튀김이 유명하다.

■일식 먹는 에티켓…국물 먹을때 소리내야 '맛있다' 표시

일식은 조리과정에서 상차림에까지 형식미를 추구하지만 먹을 때도 마찬가지.

매너가 중요하다. 똑 같은 젓가락을 사용하더라도 한국과 일본의 식탁예절은 전혀 딴판이다.

접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이 좋게 젓가락질을 한다든지 접시의 음식을 젓가락으로 휘젓는 한국식 식사는 일본인에게 놀라움의 대상이 된다.

반대로 국물이나 소바를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다든지 밥그릇을 손에 들고 먹는 일본 식사광경은 한국인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 풍경이다.

용인대 관광경영학과 원융희교수는 “일본의 전통 식사는 개인마다 따로 상을 받아 먹는 식인 반면 한국은 큰 상에 모두 둘러앉아 먹는 식이었기 때문에 식사예절도 다르게 발달했다”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 다리가 짧은 쟁반만한 상에 젓가락만으로 식사를 하다 보니 밥이나 국물을 흘리기 쉽고 이 때문에 손으로 들고 먹게 됐다는 것. 식기가 한 손으로 들기에 적당한 크기의 목기라는 점도 이유가 됐다.

놋이나 도기의 한국 밥그릇은 열 전달이 쉬운 반면 목기는 열 전달율이 높지 않아 뜨거운 밥이나 국을 담아도 쉽게 들어올릴 수 있다.

우리는 국물을 먹을 때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예의이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국이나 소바를 먹을 때 후루룩 소리를 내는 것이 ‘맛있다’는 표시로 예의다.

식사를 할 때 어느 것을 먹을까 망설이며 젓가락이 왔다 갔다 한다든가 젓가락에 붙어 있는 음식을 빨아 먹는 것도 일본인들의 눈에는 몰상식한 행동이다.

일식에서는 요리를 덜 때, 이를 위한 공동 젓가락을 따로 준비하거나 자신의 젓가락 윗부분을 이용해 사용한다.

김동선기자

wee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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