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쏴라! 잠시도 머뭇거리지 마라.논스톱 슛이 2002 한일월드컵의 승부를 갈라놓는다. 세계 축구 강호들이 버티고, 압박 수비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이번 대회에서는 논스톱 발리슛을 날리지 못한 팀은 골맛을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확한 각도와 힘 조절이 필요한 그림 같은 논스톱 슛은 강팀들의 철통수비를 한방에 허물어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한국 대표팀이 4일 48년 만에 월드컵 1승의 꿈을 이룬 것도 전반 26분 이을용의 패스에 이은 황선홍의 왼발 논스톱 슛이었다.
1일 덴마크가 우루과이 경기에서 덴마크의 승리를 안겨준 결정적인 골도 그랑키아에르의 낮은 패스를 그대로 골문으로 차넣은 토마손의 오른발 슛이었다.
우루과이도 후반 가르시아의 긴 센터링을 받은 로드리게스가 왼발 발리 슛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페널티에리어 왼쪽 외곽 20m지점에서 왼발 아웃프런트로 때린 이 논스톱 슛은 아직까지는 이번 대회 가장 멋진 골로 평가받고 있다.
브라질에 아깝게 패한 터키도 전반 끝날 무렵 바슈튀르크가 오른쪽에서 문전 왼쪽으로 올려준 볼을 샤슈가 달려들어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을 터뜨려 한때 1-0으로 앞서갔다.
아르헨티나는 플레이메이커 후안 베론의 상대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논스톱 패스를 바티스투타와 오르테가가 논스톱 슛으로 연결하는 역동적 플레이로 세계 축구팬들을 사로잡았다.
논스톱 슛은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뺐기 때문에 골 성공 확률이 굉장히 높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논스톱(원 터치)슛의 골 성공확률은 68.2%인 반면 한번 공을 트래핑하는 투터치 슛은 20.5%에 불과하다.
골문 앞에서 선수들이 공 트래핑을 많이 할수록 성공 확률은 더욱 떨어져 쓰리 터치의 경우 6.8%, 포 터치 이상은 0.8%로 낮아진다.
체육과학연구원 신동성 연구처장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특히 논스톱 슛의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며 “미드필드에서부터 압박수비를 펼치는 현대 축구에서는 발이든 머리든 논스톱 슛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란한 개인기보다 한발 앞선 스피드가 축구의 승부가된 셈이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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