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전 승리이후 미국을 상대로 2연승,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지으려던 거스 히딩크 사단의 행보에 미국 경계령이 내려졌다.우승후보로까지 꼽히던 포르투갈(FIFA랭킹 5위)을 3_2로 꺾고 이변을 연출한 미국의 전력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기 때문이다. 포백라인의 노쇠화 현상도 없었고 긴급 수혈한 젊은 피 랜던 도너번(20)과 다마르쿠스 비즐리(20)의 측면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포백라인의 수비는 안정감이 있었다. 후반 한때 체력저하가 눈에 띄기도 했지만 포르투갈의 골잡이들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마스트로에니의 협력수비는 인상적이었다. 마스트로에니는 포백수비 바로 위에서 수비수가 자리를 비우면 커버플레이에 나섰고 상대 공격수가 파고들면 협력수비로 압박에 나서 상대 공격루트를 허리부터 차단했다.
브라이언 맥브라이드(30)와 랜던 도노번(20)의 신구 공격조화도 절묘했다. 맥브라이드를 원톱으로 내세웠지만 순간순간 도너번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측면을 파고 들거나 맥브라이드와 자리를 바꾸면서 포르투갈의 수비를 유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냈다.
비즐리의 왼쪽 측면돌파는 미국 공격의 출발점이었다. 어니 스튜어트가 결장한 플레이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의 공백을 말끔히 메우면서 공수를 조율했고 전담키커로 나서 정확한 센터링과 위협적인 슈팅을 과시했다.
미국이 만들어낸 대부분의 찬스가 왼쪽 라인에서 이루어진 것은 도너번과 비즐리의 찰떡 같은 궁합덕분. 스무살 동갑내기인 비즐리가 스피드를 이용해 왼쪽측면을 파고들면 골마우스내에서 도노번은 맥브라이드와 해결사역할을 맡았다.
‘춤추는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진 도너번의 왼쪽 터치라인을 따라 들어가는 돌파는 한국의 오른쪽 윙백 송종국과 수비수 김태영이 이중수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장신수비수 에디 포프(185㎝)와 안소니 섀네(188㎝)의 공격가담도 위협적이었다. 부상으로 결장한 클라우디오 레이나와 클린트 매티스가 가세할 경우 포르투갈의 벽을 넘어선 미국은 조1위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한국일보 수원=월드컵특별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