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6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37억원 가량의 자금을 기업체 등에게서 받은 혐의로 기소, 두 달여간 나라안을 들끓게 했던 ‘최규선게이트’ 수사가 정리단계에 접어들었다.검찰은 그러나 홍걸씨와 관련된 여러 의혹 등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를 통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혀 아직은 ‘미완의 수사’로 남은 상태이다.
■홍걸씨 무슨 혐의 적용됐나
검찰은 홍걸씨에게 특가법상 알선수재죄 외에 지난달 18일 구속영장 청구당시 빠졌던 조세포탈죄를 적용, 1997년 김현철(金賢哲)씨 사법처리 케이스를 그대로 옮겨놨다.
최씨 등을 통해 돈을 받았지만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지 못해 알선 수재죄를 적용할 수 없는 17억원 중 돈세탁 혐의가 있는 9억여원에 대해 조세포탈죄로 옭아맨 것. 다른 사람에게 돈을 받아(증여) 재산이 늘어났는데도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증여세를 내지않았다는 법논리이다.
검찰은 ‘김현철 사건’의 전례가 있는데다 ‘거액을 떡값조로 처리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일 것을 우려해 조세포탈죄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점은 조세포탈죄의 경우 2억원 이상일 경우 특가법이 적용돼 가중 처벌(3년이상 징역)되나 홍걸씨의 경우 2000년,2001년 증여세 포탈액이 2억원에 미달해 세법상의 조세포탈죄(3년이하의 징역)만 적용됐다.
그러나 알선수재죄나 조세포탈죄는 모두 범죄로 인해 얻은 재산을 전액 몰수 또는 추징하도록 하고 있어 홍걸씨는 37억원 중 상당액을 다시 토해 내야 할 처지. 검찰은 홍걸씨가 대부분의 자금을 주식투자와 채무변제,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혀 홍걸씨는 재판을 받고 나면 빈털터리 신세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비리는 없나
핵심의혹이었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 문제와 관련해 검찰은 홍걸씨와 최씨 등이 타이거풀스인터내셔날(TPI)측으로부터 로비대가로 23억원 상당의 TPI 주식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홍걸씨가 실제 무슨 역할을 했느냐’에 대해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최씨가 로비스트로 활동한 의혹을 받고 있는 금강산 카지노사업과 F-15K사업에 관해선 “관심은 있지만 범죄단서가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2000년 4월 이후 홍걸씨가 최씨에게서 받은 자금만 밝힌 것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검찰은 “2000년 4월 이후는 최씨가 홍걸씨와의 자금 거래 내역서가 있어서 추산이 가능했다”고 밝혔으나 홍걸씨가 2000년 3월에도 최씨 등에게 벤처투자 명목으로 3억원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한 17억원 중 7억원은 “최씨가 해외자금 유치 리베이트조로 받았다고 한다”고 밝힐 뿐 구체적 경위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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