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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하루만 지나도 구모델

입력
2002.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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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산 휴대폰 신모델이 오늘은 구모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상반기중 한달 평균 3개꼴로 신제품을 내놓더니 6월부터는 1주일에 1개 이상씩 출시할 태세다. 그만큼 이동통신 기술의 진보속도가 빠르다는 증거지만 휴대폰 교체주기를 단축시켜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자고나면 새 단말기 등장

4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삼성전자가 출시한 휴대폰 신제품 종류는 모두 15개로 3주에 2개씩 신모델을 내놓았다. 하반기에는 ‘1주 1모델 출시’ 방침을 지키기로 해 올해만 40~50개의 신제품을 쏟아낼 전망이다. 지난해 26개에 비하면 100%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LG전자가 올들어 출시한 휴대폰 신제품은 1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개에 비해 50% 많아졌다. LG전자도 하반기에는 신제품 출시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 국내 휴대폰 시장을 양분하는 두 회사의 신제품 출시경쟁으로 하반기에는 자고나면 새모델이 나올 전망이다.

■단말기의 눈부신 진보

올해 출시된 휴대폰은 소재와 디자인, 기능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액정 모니터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STN-LCD(보급형 액정)을 채택한 흑백 휴대폰이 주종이었지만 4월에는 TFT-LCD(초박막형 액정) 컬러 휴대폰과 STN-LCD와 TFT-LCD의 중간단계인 UFB-LCD(초고화질 액정) 컬러 휴대폰이 등장했다. 5월 들어서는 TFT-LCD보다 시야각이 넓고 응답속도가 빠르며 얇고 가벼운 소재인 유기EL(자체발광) 액정을 채택한 제품이 출시됐다.

휴대폰의 화음은 지난해 16화음에서 4월 40화음으로 발전했으며 하반기에는 64화음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색상수는 지난해 256색상이 최고였으나 현재는 6만5,000색상으로 진화했고 연내 26만색상 제품까지 등장할 전망이다.

‘기기묘묘한’ 첨단기능도 덧붙여졌다. 2월 착탈식 카메라 휴대폰이 출시된 데 이어 4월에는 내장형 카메라 휴대폰이 나타났다. 최근 cdma 1x EV-DO 서비스가 시작됨에 따라 VOD(주문형 비디오)가 되는 제품도 곧 시판될 예정이다.

■과소비의 주범 휴대폰

기능과 디자인의 고급화는 휴대폰 가격을 상승시켰다.

흑백 휴대폰은 20만∼30만원대였지만 STN-LCD 컬러휴대폰이 나오면서 40만원대를 돌파했고 TFT-LCD 제품은 50만∼60만원대로 비싸졌다. VOD가 되는 EV-DO 제품은 70만원대에서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신모델이 봇물을 이루자 휴대폰 교체주기도 단축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6개월 이상이던 평균 교체주기는 올 들어 3개월로 짧아졌다. 특히 10대와 20대 초반의 사용자들의 교체주기는 평균보다 1개월 가량 더 짧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동통신의 기술개발 속도가 빠르다 보니 신제품 출시기간도 자연히 짧아지고 있다”며 “휴대폰이 유행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용도와 상관없이 고사양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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