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전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박맹우(朴孟雨) 후보와 민주노동당 송철호(宋哲鎬) 후보는 시정운영의 원칙과 비전 등에서 상당부문 인식을 같이 한다. 그러나 주요 정책기조와 현안에 대해서는 큰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두 후보가 내세운 공약 가운데는 예산확보 계획 등 구체성을 결여하거나 기존공약의 재탕도 적지 않아 후보들의 공약실천의지를 의심 받고 있다.
박 후보는 ‘실천하는 행정가, 거듭나는 울산’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울산의 미래를 열어갈 10개분야 100대 실천약속’, 송 후보는 ‘노동자 서민의 삶을 지키는 개혁시장’이란 구호 아래 ‘시정운영 9대원칙’과 100여개의 분야별 공약을 각각 제시했다.
경제부문에서 박 후보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첨단산업유치로 동북아 경제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오토밸리 사업의 추진, 중소·벤처기업육성기금 확충, 재래시장 활성화 등의 구체안을 내놓았다.
송 후보도 첨단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고도화로 지속발전 가능한 동북아 거점도시로 키우겠다는 비전 아래 정밀화학 및 첨단정보산업 육성, 중소기업 지원 내실화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사문제, 복지, 공무원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신노사문화의 창출’을 내걸고 옴부즈만제도 및 노동교육상담소 운영, 비정규적 근로자 보호대책 마련 등 다소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했다.
반면 송 후보는 ‘일하는 사람(노동자)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울산’이란 구호를 내걸며 ‘노동자당’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차원에서 정리해고 반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정책과 신설, 하청노동자 지원센터 설립 등 적극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복지에서 박 후보는 ‘풍요로운 공동체’라는 구호 아래 시립의료원 설립, 여성의원 비례대표 30%이상 할당제, 개방형 여성임용 확대 등을 내세운 반면 송 후보는 ‘사회적 약자보호’라는 대의 아래 여성정책과 신설, 사회복지관회관 설립, 아동 청소년 건강보호를 위한 건강급식 조례제정 등 보다 ‘낮은 곳’에 주안점을 뒀다.
시정운영(공무원) 부문에서 박 후보는 ‘깨끗하고 효율적인 시정’을 제시하며 NGO 참여확대, 공무원연수원설립, 투명행정 구현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맞서 송 후보는 공무원노조설립을 전제로 판공비 등 행정정보 공개, 시민감사제 및 참여예산제 도입, 핵심현안에 대한 주민투표제 도입 등 적극적인 개혁의지를 나타냈다.
두 후보의 틈새를 노리고 있는 사회당 안승천(安承天) 후보는 ‘36만 울산노동자의 기본권을 지킨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동일노동-동일임금 관철,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저지, 노조파괴 기업과 용역업체 엄단, 산재병원 설립 등 적극적인 노동자 지향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세 후보의 공약 가운데는 임기 중 실현여부를 떠나 중앙부처 및 외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 기 추진 중인 투자사업, 구체성 없이 추상적인 내용을 나열한 ‘장밋빛’공약도 상당수에 달해 빈축을 사고 있다.
박 후보는 울산공항의 국제공항화, 송 후보는 경전철 도입 등 임기 중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사업을, 사회당 안 후보는 경부고속철도 대구이남 구간 건설계획 백지화 등 시장권한 밖의 공약을 내세웠다.
목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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