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9ㆍ11 테러 사태 이후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의 힘겨루기에서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증시격언을 실천한 외국인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대신증권이 외국인과 기관의 누적순매수 동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외국인들은 9ㆍ11 이후 지속적으로 팔아 누적 순매도가 4,920억원이 됐던 지난 해 9월28일(종합주가지수 479.68)부터 매수세로 돌아서며 지난 2월14일(796.18)까지 3조3,855억원을 사들였다. 하지만 2월15일부터 지난 달 말(796.40)까지 6,973억원을 누적 순매도했으며 이 기간 중 총 매도규모는 4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졌다는 얘기다.
반면 기관은 지수 480에서 710까지 상승기 동안 매도로 일관하다 뒤늦게 사자세로 전환하는 뒷북투자 형태를 보였다. 기관은 누적순매수가 3,523억원이었던 작년 9월25일(482.19)을 고비로 매도세로 전환, 지난 1월16일(710.95) 누적순매도가 1조8,303억원이 될 때까지 매도규모를 늘렸다. 이어 1월17일부터 매수세로 전환한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31일 현재 1조7,677억원을 누적 순매수했고 이 기간중 총 매수규모가 3조6,00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이 파는 물량을 마구 떠않았다는 것.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비해 뒤늦게 시장에 반응하는 것은 투자가 시장 중심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최고경영자 중심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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