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 추첨이 끝나자 한국인들은 중국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부자 나라들이 대부분 일본에서 경기를 하게 되었지만 중국이 그 손실을 보충해 줄 것이다. 중국인이 10만 명이나 올 것이다. 중국에도 부자가 많다."
기대 섞인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걱정을 했다. '그렇게 많이 안 오면 어떻게 하나' 하고. 아닌 게 아니라 월드컵 기간 중국 관광객이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월드컵을 단순한 관광매출 증대의 기회로만 여기지 말고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호기로 생각해야 한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국민소득이 증대하고 있으며 시장이 열려 있는 중국을 생각한다면 잠시의 매출증대보다는 제대로 된 홍보가 더 중요할 것이다.
중국에서 본 한국의 인상은 수교 당시와 비슷하지만 최근 한류(韓流)열풍으로 이미지가 상승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도 이미지 제고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이 저절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고 장담해선 안 된다.
표를 구하지 못한 중국 축구팬들은 한국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한국이 일부러 표를 남겨 비싸게 팔려고 한다는 등의 소문까지 있다.
그렇다면 200만원을 투자해 월드컵 경기를 보러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에게 과연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까. 정부와 관광업계가 열심히 뛰고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다.
한국에 오는 중국인은 대부분 대도시에 사는 사람이다. 한국의 도시가 중국의 도시보다 외형적으로도 크게 앞선 것만은 아니다.
중국인으로 하여금 한국의 선진성을 느끼게 하려면 교양 있는 문화시민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공공질서를 지키고,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한국인의 '여유'가 그들에게 호감을 줄 것이다.
한국의 뛰어난 예절, 서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습관은 중국인을 감동시킬 것이다.
나는 서울을 좋아한다. 시민들이 활기에 차 있고 인정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며, 전통과 현대가 병존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한국의 모습과 한국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Made in Korea'를 홍보하는 것이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청결 질서 친절'을 실천으로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한 달 동안 연기를 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국민 개개인이 한국의 CF모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왕샤오링 중국인 경희대 사회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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