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증시에는 당연히 월드컵 관련주가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하나투어, 호텔신라,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이 계속 언급되어 왔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월드컵 관련주들은 아직 숨어있다고 생각한다.최근 우리 경제에서 내수비중은 전례없이 커졌다. 세계 최대 수출국이던 일본의 내수비중이 전체 경제의 20%에 불과할 때 우리 나라는 수출 비중이 거의 60%에 육박하는 대외의존의 경제였다. 하지만 올 1ㆍ4분기 들어서는 우리나라 경기 순환상 처음 대외의존 비중이 40%로 줄어들며 내수비중이 더 커졌다.
그동안 우리에게 소비는 미덕이 아니었다. 소비는 억눌러야 할 어떤 것이었고, 과소비는 항상 사회문제가 됐다. 한국인의 소비 패션을 선망하는 외국인도 별로 없는 상태에서 소비재는 외제에 눌리며 항상 내수주의 위치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것이 요즘 들어 작은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그것은 소비재가 수출 전략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한류 열풍 같은 현상을 미리 알고 예측한 사람은 최소한 내 주위에는 없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던 곳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훨씬 이전 얘기지만 “여자 상대로 하는 장사들이 다 잘 된다는데 왜 우리 나라 화장품은 잘 안되는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숙고 끝에 우리 나라 국민 소득 수준은 만 달러도 안되지만 여성들의 소비 수준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이었기 때문일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과소비로 쌓아올린 세련되고 높은 수준의 소비성향이 거꾸로 우리나라 소비재 수출의 강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더구나 우리에게는 1인당 국민 소득 3만2,000달러에 이르는 경제대국 일본에서 소비재로 성공한 롯데그룹도 있다.
세계 시장에 소비재를 파는 것은 생활 양식(life style)을 파는 것이다. 먹거리(라면, 박카스, 초코 파이 등), 입을 거리(여성 패션 의류, 화장품), 놀거리(영화, 음반, 인터넷 게임), 마실거리(소주, 맥주, 전통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며 우리 나라의 전략 수출산업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믿는다. 월드컵이 그 기폭제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제일투자증권 김정래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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