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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꽂이 / 현대정보기술 김선배 사장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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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꽂이 / 현대정보기술 김선배 사장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입력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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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벤처업체가 시행하고 있는 ‘주간 CEO’ 제도가 화제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한 주 동안 임시 CEO를 맡아 경영에 참여, 사장의 고충을 이해하면서 하나된 소속감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이다.해보면 알지만 CEO라는 위치는 참으로 많은 것을 요구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는 스케줄과 전략적 의사결정 속에서 흔들림없는 경영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많은 CEO들의 아내들도 CEO못지않게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신경쓰며 내조에 심혈을 기울인다.

아내가 내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나에게 좋은 책을 추천, 선물해주는 것이다. 올해 첫 번째 선물로 받은 것이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푸른역사)다.

이 책은 조용헌 원광대 교수가 전국의 명문가 15곳을 선정, 직접 답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오랜 세월 동안 전통 고택을 유지해온 것을 통해 명문가의 기준을 제시한다.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도 이들은 400~500년의 역사를 이어왔으며 ‘선비정신’으로 대표되는 도덕성을 자랑으로 삼아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들을 꾸준히 배출해 왔다.

또 인공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하되 절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은 고택들의 풍수지리적 측면도 예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진가는 고택의 외형적 가치가 아니라 명문가를 이룬 우리 선조들의 정신적 가치기준과 그 면면에 흐르는 시대정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귀족의 의무란 뜻으로 출신성분과는 상관없이 귀족의 정신을 갖고 일하는 진정한 상류층 또는 지도자로서의 의무를 일컫는 말이다. 저자는 우리 명가를 지탱하는 힘을 노블리스 오블리제, 즉 가진 자의 베풂과 솔선수범에서 찾고 있다.

최근 우리 국민들은 각종 비리와 게이트 홍수 속에서 분노를 넘어 이 시대에 대한 씁쓸한 자괴감마저 느낀다.

권력과 치부에만 혈안이 된 일부 지도층의 모습은 애당초 책임이나 소명의식과 거리가 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야 하는 CEO로서 세칭 잘 나간다는 웬만한 경영서적 보다 서재에서 이 책이 빛나 보이는 것은 이러한 연유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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