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함께 떠오른 서울 도심의 명물이 있습니다. 바로 광화문에서 펼쳐지는 거리 응원전입니다.비록 표가 없어 경기장에 가지는 못하지만,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대형 전광판앞에도 못지않은 열기와 함성이 물결칩니다.
집에서 혼자 TV를 보는 사람은 경험하지 못하는 즐거움이지요.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조사가 있습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1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월드컵을 어디서 시청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37명은 동료들과 회사에서, 30명은 친구들과 월드컵 이벤트가 있는 행사장이나 카페에서 시청하겠다고 답했답니다.
가족들과 집에서 보겠다는 사람은 28명.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 함께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이 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국가적인 스포츠의 경우 승리를 염원하는 공감대를 지닌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서로 친밀감이 커지고 집중력이 극대화된다”며 “혼자 볼 경우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차원인 데 비해 함께 보면 다양한 정보를 재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상대편에 대한 적개심이 지나치게 고조되어, ‘훌리건’처럼 될 것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웃통을 벗어부치고 경기장으로 뛰어들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사는 데 바빠 눈인사도 나누기 어려웠던 동료나 이웃, 1주일에 밥 한번 같이 먹기 힘들었던 가족들과 TV에 둘러 앉읍시다. 마음은 하나가 되고, 기쁨은 두 배가 됩니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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