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사이타마에 열린 F조 잉글랜드와 스웨덴전. 전반 24분 데이비드 베컴이 코너킥을 준비하는 순간 관중의 시선은 그의 오른발에 쏠렸다.베컴이 절묘하게 감아차 올린 볼은 강하게 회전하면서 쇄도하던 솔 캠블의 머리를 맞고 스웨덴의 골문을 갈랐다. ‘프리킥의 마술사’ 베컴의 진가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잉글랜드의 캡틴 베컴의 오른발은 역시 날카로웠다. 4월 왼발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자체가 우려됐던 베컴은 2일 스웨덴전 출전을 강행,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오른쪽 미더필더로 나선 베컴은 이날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전진 패스, 정확한 프리킥 등으로 스웨덴 문전을 흔들며 잉글랜드의 전반전 공격을 주도했다. 베컴은 오른발 패스 하나만으로도 상대의 전진을 저지하고 공격을 무력화해 자신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왼발이었다. 베컴이 왼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모습이 역력했다. 상대의 태클을 의식한 탓인지 베컴은 경기내내 드리블을 하지 못하고 곧장 동료에게 패스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를 반복, 역동적인 공격이 이뤄지지 못했다.
2개월동안 부상에 시달린 탓에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적인 문제도 드러내 후반전 들어서는 볼키핑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태클을 하지 못하는 탓에 수비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천하의 베컴의 오른발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17분 키어런 다이어와 교체됐지만, 이날 관중들은 베컴의 복귀만으로도 희망을 얻은 듯했다. 일본 사이타마 구장을 가득 메운 잉글랜드 팬들은 기립박수로 돌아온 캡틴의 투혼을 격려했다. 잉글랜드의 16강 진출여부가 베컴의 왼발 회복에 달렸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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