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거듭해오던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비리의혹 수사가 마침내 급류를 타게될 조짐이다.홍업씨의 최측근 6인방 중의 한명인 이거성(李巨聖)씨가 검찰수사에 개입한 흔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조사 결과 이씨는 이재관(李在寬) 전 새한그룹 부회장 측으로부터 검찰 및 금감원 수사무마 청탁과 함께 17억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씨의 금품수수 시기가 이재관씨에 대한 검찰수사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
게다가 이씨가 이재관씨와 홍업씨를 술자리에서 직접 연결시켜 준 사실도 드러난 상태다. 돈의 대가성과 홍업씨의 연루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대검 중수부 주변에서는 월드컵과 상관없이 홍업씨의 조기소환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이씨의 금품수수 정황은 이재관씨가 주도한 1,000억원대 편법대출 사건 수사와 어떤 형태로든 얽혀있다는 심증을 갖게 한다.
우선 이씨는 국내 5개 은행의 고발로 이재관씨에 대한 서울지검 외사부의 내사가 시작되던 2000년 12월과 수사가 본격화한 이듬해 2월께 각각 2억5,000만원과 5억원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재관씨는 두달간의 수사끝에 지난해 4월3일 사기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1,000억원대의 범죄액수에도 불구, 이씨가 불구속된 것을 놓고 재계와 법조계에선 로비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당시 주임검사는 “편법대출은 선대(先貸) 신용장을 이용한 업계 관행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재관씨가 주도했다는 증거가 부족했다”고 불구속이유를 밝혔다. 어쨌든 이씨는 불구속기소 한달 뒤 이재관씨로부터 5억원을 추가로 받았다. 성공사례비로 의심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씨의 이재관씨 구명로비 의혹은 새한의 분식회계 수사에까지도 미쳐있다. 이재관씨는 감사원의 수사의뢰 시점인 지난해 9월 이씨에게 3억원을 전달하는 한편 검찰의 내사가 본격화한 같은해 11월과 12월께 모두 1억5,000만원을 건넸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에 기초해 이재관씨가 일개 프로복싱 흥행사인 이씨에게 금품을 건넨 것은 이씨와 홍업씨간 친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결국 홍업씨가 어떤 형식으로든 이재관씨의 검찰수사에 관여했으리라는 추측과 맞닿아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앞서 홍업씨의 또다른 측근인 김성환씨가 대검 수뇌부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해둔 상태다. 검찰의 칼날이 홍업씨 턱밑에까지 다다른 상태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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