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0 전당대회 이후 눈에 띄게 당내 입지를 넓혀 가고 있는 한나라당 충청권 출신 의원들과 다른 의원들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빚어지고 있다.한나라당은 그 동안 영남권 출신이 주류를 형성했으나 전당대회를 계기로 충청권출신이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했다.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고, 김용환(金龍煥) 전 국가혁신위 위원장과 신경식(辛卿植) 충북도지부 위원장은 여전히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당내 충청권과 비충청권 인사들이 구체적으로 이견을 드러낸 것은 30일 함석재(咸錫宰) 의원의 입당 문제.
“어차피 당에 들어 올 사람이면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빨리 입당시키는 게 낫다”는 충청권 인사들의 주장과 달리 영남권을 비롯한 비충청권 인사들은 “지금 들어 오면 비난만 받을 뿐 득이 되지 않는다”고 제동을 걸었다.
양측의 이견은 결국 충청권 공략의 시기와 방법에서 나왔다. 충청권 인사들은 ‘되도록 적극적이고, 이르게’를 바라면서 “다른 입당 희망자도 있는 만큼 앞당겨 봇물을 터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비충청권 인사들은 ‘다소 늦더라도 자연스럽게’를 주장하며 “우리당이 자민련 의원 영입에 팔을 걷고 나서면 지방선거 후 민주당이 정계개편을 시도할 경우 비판하기 어려워 진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양측은 자민련 출신 입당파가 늘어나 충청권 세력이 커질 경우의 손익 계산도 깔고 있다.
입당파 의원에 대한 예우를 두고도 생각이 다르다. 영입에 적극적인 쪽에서는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반대편에서는 “당내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성하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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