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도 좋지만 몸부터 사리자.’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마련했던 업체들이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이벤트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등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앞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측이 비후원사의 불법 마케팅에 대한 감시망 레이더가 더 분주히 움직여 사소한 행사 때문에 자칫 소송을 당하는 등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쇼핑몰 (주)인터파크구스닥은 최근 월드컵 16강전 및 4강전 입장권 30장을 경품으로 걸고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가 하루만에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월드컵 입장권을 경품으로 내걸 수 있는 기업은 공식 후원사이거나 후원사와 제휴를 맺은 업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확인하고 부랴부랴 취소한 것.
회사 관계자는 “월드컵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입장권 이벤트를 벌이는 몇몇 기업을 보고 별 의심없이 행사를 발표했으나 모회사인 인터파크측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해 취소했다”고 말했다.
구스닥측은 월드컵 입장권 대신 국가대표 선수 사인공, 패션 명품 등을 경품으로 교체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31일부터 패션관 5층 테라스에 대형 TV를 설치해 고객을 대상으로 월드컵 중계 관람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가 취소했다.
공공장소에서 TV를 설치하고 경기를 관람토록 하는 것이 FIFA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을 행사 계획 발표 뒤에야 알게 된 것.
신세계 이마트 역시 월드컵 TV 응원전 계획을 최근 취소, 월드컵 경기 중에도 평소대로 생활 관련 정보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로 했다.
최근 열린 프랑스와의 평가전 당시 가양점 등에서 PDP 등 대형 TV로 고객 응원전을 마련해 높은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아쉬움은 더욱 큰 상태다.
이밖에 호텔, 은행권 등에서도 ‘월드컵 16강 기원’등의 용어를 사용한 이벤트를 마련했다가 행사명을 속속 변경하기도 했다.
월드컵조직위 관계자는 “FIFA측이 국내 대행사를 통해 비후원사들의 불법 마케팅을 감시하고 있는 만큼 무리한 마케팅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월드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 조차도 추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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