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이 전술핵무기를 이동 배치시키는 등 전면전 위기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인도_파키스탄 간 카슈미르 분쟁에서 인도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일까. 명분이나 국제사회의 여론 등을 감안할 때 국면전환의 주도권은 인도측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사태 전개는 인도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6월 3일자)에서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부분적으로 세가지 무력 응징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전 위협도 군사ㆍ외교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첫번째 단계는 1998년 5월 실시했던 것과 같은 전격적인 지하핵실험으로 무력을 과시하면서 이와 병행해 파키스탄 북동부 지역 경제의 젖줄 역할을 하는 수자원을 차단하는 조치이다.
파키스탄 지역으로 흘러드는 강은 인더스강을 포함, 모두 3개로 인도가 관할하는 카슈미르 지역을 발원지로 하고 있다. 양측은 강물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는 조약을 체결하고 있으나 사태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인도 정부는 이 조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두번째는 카슈미르 통제선(LoC) 안쪽 파키스탄 관할 지역에 공군력과 특공대를 투입해 이슬람 게릴라 캠프를 폭격하는 방안이다. 마지막은 보병과 박격포부대를 통제선 안쪽으로 대거 침투시켜 파키스탄 민병대들의 습격 루트를 점령,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두번째, 세번째 시나리오는 파키스탄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 대대적인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카슈미르 전역에 걸쳐 전면전을 벌이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바지파이 정부는 서부 구자라트 인종 폭동에 따른 후유증으로 연정내 파열음이 극에 달한데다 연일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어 현 시점에서 국면전환용으로 전면전보다 더 좋은 카드는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본토 주민과의 차별, 선거부정, 부패, 경찰폭력, 군인들에 의한 극악범죄 등으로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주민이 갖고 있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엄청나 정부로서는 이를 전쟁으로 희석시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다음달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지도부와 회동할 예정이라도 인도 외교부 대변인이 30일 발표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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