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업체들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단다. 월드컵 경기가 중계되는 날이면, 피자 배달주문이 늘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업체들의 예상만큼 피자 배달주문이 늘 것인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늘 것임은 예상된다. 짜장면보다 피자가 선호되고 전화 한 통화로 주문하여 먹기를 즐기는 시대니 그렇다.
많은 가정에서는 우편물에 들어있던 피자 할인권 몇 장쯤을 벌써 챙겨 두었을 것이다. 여러 할인권을 비교하며 어느 것이 유리한가 계산도 끝냈을 터이다.
그러나 그런 이들은 열흘쯤 전에 언론이 일제히 보도한 기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치즈를 많이 얹고 올리브 기름을 잔뜩 쓰는 피자는 비만과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기사이다.
공익과학센터(http://www.cspinet.org)라는 미국의 소비자단체가 몇 회사 피자를 조사해 보니 평균 피자는 단 두 조각도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열량, 지방, 나트륨을 다 함유하고 있다는 보고 기사이다.
피자에는 피자의 원형이랄 수 있는, 약간의 치즈에 토마토 몇 조각만 얹은 마가레타 피자와 야채피자도 있다. 피자에 따라 크기, 두께, 토핑도 다르다. 모든 피자가 똑같이 해롭다고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피자는 아무래도 '정크 푸드'에 속한다.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은 별로 없고 지방, 나트륨, 당분이 가득하여 열량은 높지만 영양소는 없으니 정크 푸드이다.
비만을 병으로 규정한 미국에서는 정크 푸드를 두고 전투가 벌어질 기미이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시는 초·중·고교 안에서 소다수, 햄버거, 칩, 피자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실행 중이고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두 주도 비슷한 법안을 상정하여 곧 시행할 예정이다.
뉴욕에서는 한 어머니가 정크 푸드 회사를 제소했다. 쌀로 만든 과자의 라벨에 실제보다 적은 지방 함유율을 명기하여 자녀 건강에 위해를 가했다는 이유이다.
이 소송과 학교내 정크 푸드 판매금지법을 계기로 건강과 비만을 걱정하는 교육자와 시민단체, 법률가들은 정크 푸드를 만드는 업체를 차례로 집단소송할 움직임이다. 업체들 모임(http://www.consumerfreedom.com)은 식품선택은 개인 권리이며 미국인의 비만 제일 요인은 게으름이라 반박하고 있으나 담배회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던 반자프(Banzhaf) 같은 법률가들이 가담, 소송 움직임은 탄력을 받고 있다.
피자는 정크 푸드이고 정크 푸드는 담배만큼 해롭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월드컵 전날이다.
박금자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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