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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도핑 사각지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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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도핑 사각지대' 우려

입력
2002.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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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도핑테스트의 사각지대?’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한일월드컵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테스트 정밀검사를 거부함으로써 자칫 이번 월드컵이 도핑테스트의 사각지대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일월드컵에선 WADA가 이번 주부터 서울에서 FIFA와는 별도로 선수들의 약물 복용여부를 정밀검사할 계획이었다.

WADA는 올림픽 주체국의 도핑테스트에 문제점이 제시되면서 1998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원아래 민간차원에서 발족돼 올림픽과 월드컵 등 세계적인 대회에서 ‘약물복용’의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

WADA의 딕 파운드 회장은 “한일월드컵에서 반도핑 테스트 실시와 그 결과를 모니터하는 우리들의 독자적인 업무수행에 긍정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다”며 FIFA측의 부정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파운드 회장은 “FIFA측이 ‘자체 검사로도 약물복용 여부를 밝혀내는 데 충분하므로 WADA의 추가 정밀검사는 필요없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FIFA가 WADA의 검사를 거부함에 따라 최근 다양한 첨단 검사방법이 개발되면서 국제 체육계에서 도핑테스트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혹시 ‘가장 비싼 게임’인 축구에서 약물 복용이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국제 축구계에서 약물복용이 핫이슈로 부각된 것은 94년 미국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의 ‘축구신동’ 마라도나는 금지 약물인 에페드린을 복용했다가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돼 도중 귀국하는 수난을 겪어야만 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약물복용 문제는 지난 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가 약물파동에 휩싸이면서 다시 한번 국제 축구계를 강타했다.

스웨덴 스트라이커 오스마노프스키와 네덜란드 축구스타 에드가 다비즈,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훼르난도 쿠토 등 8명이 근육강화제 ‘난드롤론’ 등을 복용, 출장정지를 당하는 등 곤혹을 치렸다.

급기야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스타 플레이어 지네딘 지단도 1월 과거 이탈리아 유벤투스 시절 흥분제인 ‘크레아틴’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아 그를 아끼는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FIFA는 3월 스위스 월드컵조직위원회 회의에서 소변검사외에 혈액 검사를 추가하고 복용여부의 확인이 어려운 근지구력 강화제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을 추가하는 등 강도높은 도핑테스트를 천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WADA의 정밀 검사를 거부한 이상 FIFA는 선수들의 복용사실을 감추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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