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워버그증권의 투자의견 하향조정 이후 다소 주춤했던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가 조정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분석과 함께 2ㆍ4분기 실적이 오히려 1ㆍ4분기보다 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한때 100만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 목표가가 지금도 과연 유효한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도 적지 않다.■삼성전자 목표가 하향조정 추세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내외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경쟁하듯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3월까지 40만원대가 대세였던 삼성전자 목표가는 한달만에 두배 이상 치솟았다. 국내 증권사로는 신영증권이 무려 100만원을 제시했고, 외국계인 노무라ㆍ크레디리요네ㆍ골드만삭스는 61만~70만원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UBS워버그증권이 D램가 하락을 이유로 삼성전자 목표가를 58만원에서 42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강력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한 이후엔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 하향 움직임이 이어졌다. 노무라증권은 ‘적극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가는 70만원에서 58만원으로 낮췄고, ING베어링증권도 지난 24일 목표가를 68만원에서 6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삼성증권도 최근 목표가를 72만원에서 6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4월24일 43만2,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 10일 33만4,000원까지 추락한 뒤 36만원선을 중심으로 횡보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급호전 및 2ㆍ4분기 실적 기대감
그러나 최근 세계 반도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올해 반도체 D램 매출이 44%나 급증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삼성전자 2ㆍ4분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면서 긍정적 시각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동부증권 김성노 팀장은 29일 시황자료에서 “증권투자신탁업법상 유가증권에 대한 신탁재산의 투자한도는 6월말과 12월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 비중이상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더 갖고 싶어도 살 수 없었던 펀드들이 6월말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편입 비율이 증가하면 추가 매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펀드내의 삼성전자 편입 한도가 14.5%로 제한돼 있지만 7월부턴 17% 이상으로 확대된다는 것. 김 팀장은 특히 1998~99년 상승장에서 삼성전자가 저점 대비 200% 이상 오른 뒤 조정을 거쳐 재상승한 점이 이번 주가 흐름과 유사하다며 6월엔 삼성전자가 2차 상승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 2ㆍ4분기 실적이 1ㆍ4분기 실적보다 나쁘지 않다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영업이익이 2조2,069억원으로 분기 실적으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ㆍ4분기 2조979억원보다도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동부증권도 2조1,300억원으로 1ㆍ4분기보다 1.8%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적 기대 너무 이르다 지적
그러나 삼성전자가 다시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는 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 반도체 가격이 고점 대비 50%나 떨어졌고 TFT-LCD 호황도 대만 업체들의 추격으로 예상보다 짧게 끝날 가능성도 있다”며 “7월 중순께나 나올 삼성전자 2ㆍ4분기 실적을 믿고 미리 김칫국을 마시는 것은 섣부르다“고 꼬집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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