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출전의 마지막 한 자리를 놓칠 수 없다.6월 4일 폴란드와의 결전에 나설 한국축구대표팀의 윤곽이 사실상 모두 드러났지만 이을용(27ㆍ부천)과 이영표(25ㆍ안양)는 아직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이들의 주 포지션인 왼쪽 윙백은 폴란드전서 선발 출전을 예측할 수 없는 유일한 경쟁지역이기 때문.
폴란드의 측면공략을 목표로 삼은 거스 히딩크 감독은 3명의 공격수를 앞세운 3-4-3 시스템을 골자로 한 대부분의 선발멤버를 확정했다. 이천수-설기현-박지성, 김태영-홍명보-최진철, 유상철-김남일-송종국이 이변이 없는 한 선발 출장한다. 결국 이을용과 이영표만이 히딩크 감독의 마지막 고민거리로 남게 됐다.
이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사뭇 대조적이다. 이을용이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방패’라면 개인기를 주무기로 삼는 이영표는 ‘창’에 비유된다.
폴란드의 가상 상대였던 스코틀랜드전에 선발출전했던 이을용은 패스미스가 비교적 적고 경기의 흐름을 읽는 시야가 좋은 편. 팀 내 유일한 왼발 키커라는 점도 그가 지닌 경쟁력이다. 폴란드전의 초점을 수비에 맞출 경우 이을용의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폴란드의 경기 비디오를 여러 차례 봤다는 그는 “미드필더 한 명만 잘 방어하면 의외로 쉽게 경기를 풀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영표의 기세도 만만치않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왼쪽 윙백을 오가고 있는 그는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3차례 평가전서 270분을 모두 뛰었고 프랑스전서 설기현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해 본선 손색 없는 주전감임을 입증했다.
체력과 드리블이 좋지만 의욕이 너무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3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누구와 맞붙어도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폴란드전 선발출전에 의욕을 내비쳤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이 부상하지 않는 이상 이을용과 이영표를 함께 기용할 수 없다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고민. 왼쪽 측면을 책임질 적임자는 창일까 방패일까.
경주=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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