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계 기업들이 ‘월드컵 비상근무’에 돌입했다.세계 최대의 스포츠 제전에 참가하는 자국 대표팀의 응원을 위해 ‘사운’을 건 듯 서포터스을 조직하고 있고 한장이라도 더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장외 각축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는 한ㆍ불 평가전에서 프랑스 대표팀이 한국 대표팀에 혼쭐이 난 장면을 목격한 뒤로는 ‘응원의 힘’이 가지는 진면목을 간파, 주한 프랑스 서포터스 조직에 발벗고 나섰다.
“붉은 악마보다 강력한 ‘삼색 악마’의 응원을 기대해보세요. 응원전술은 회사 1급 비밀입니다.”
이 회사는 이미 프랑스팀 유니폼 500여장과 모자, 프랑스기, 태극기 2,000여개를 구입, 자사 직원과 협력업체에 나눠줬고, 직원과 가족을 통틀어 160명의 한ㆍ불 합작 정예 응원단도 구성했다.
까르푸 최은주 과장은 “지네딘 지단이 부상당한 이후 프랑스팀 응원단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며 “응원단이 지단의 공백을 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화교경제인협회는 중국대사관, 중국교민협회와 함께 응원 인해(人海)전을 준비하고 있다. 화교경제인협회가 꼽은 결전의 날은 6월13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터키전에서 중국 대표팀의 축구실력을 능가하는 치우미(球迷)의 위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경제인협회 등이 확보한 좌석은 500석에 불과하지만 암표를 사서라도 1,000여명 이상의 치우미를 상암경기장에 ‘침투’시켜 터키 대표팀을 1승의 제물로 삼는다는 시나리오다.
승산이 없는 서귀포 브라질전에도 제주지역 화교 100명을 총투입한다.
경제인협회 정명미씨는 “중국 대표팀이 사상 최초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본선 1승과 16강을 내리 거머쥘 수 있도록 경제인들이 선두에 서겠다”고 장담했다.
자국 대표팀이 지역예선에서 탈락한 기업들에게도 월드컵은 남의 잔치가 아니다.
스위스의 시계업체인 스와치의 한국법인은 내달 4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폴란드전을 위한 응원 콘서트를 마련해 탈락의 설움을 달랜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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