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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국립' 명칭이 부끄러운 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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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국립' 명칭이 부끄러운 민속박물관

입력
200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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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 자리잡은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지난 한해동안 33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주말이면 시민들이 자녀와 함께 들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 시민들이 교외로 빠져 나가지 않고 시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또 관람객 가운데 4분의 1은 외국인이어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런데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립'이라는 말이 초라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지 않다. 언론에서도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다.

이는 국보, 보물에만 관심을 갖고 민속은 '싸구려'로 여기는 사회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어느 정도 지원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다른 분야에 비교하면 지원액이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곧바로 실행 가능하다.

우선 해결이 시급한 부분은 전문인력 확보와 유물 확충이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의 전문 인력은 66명이지만 업무량을 분석해 보면 최소한 50명은 더 필요하다.

연간 유물구입비는 35억원이면 충분하다.

몇 해전 국립민속박물관은 '추억의 세기에서 꿈의 세기로' 특별전을 개최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생활자료를 보여주는 전시회였다.

지금 쓰이고 있는 것들을 문화유산이라 하기에는 이르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렇지만 조선시대의 청자나 백자, 그리고 목가구나 옷가지가 당시에는 유물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오늘날에는 훌륭한 문화재가 되고 있다.

주변의 널린 생활자료를 지금 수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조금만 투자하면 수집이 가능하지만 후대에 이것들을 모으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후손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난지도 쓰레기터를 뒤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국립민속박물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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