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조간 신문들은 ‘폴란드의 수비가 약하다’고 일제히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원인적으로 분석한다면 폴란드 수비의 약점은 미드필드의 허점에서 나오는 것이지 원래 수비가 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 아니다. 26일 성남과의 평가전에서 나타난 폴란드의 약점은 바로 미드필드진의 커버플레이 미숙에서 비롯된 것이다.
폴란드의 수비구멍은 크게 두 곳에서 발견된다. 하나는 오른쪽 측면이다.폴란드의 오른쪽 수비수(2번ㆍ크워스)는 공격 가담이 뛰어나지만 스피드가 떨어진다. 그림에서 ㉮㉯지역으로 침투할 때 항상 포워드(14번ㆍ제브와코프)가 그 뒤를 받친다.
이때 수비형 미드필더(10번ㆍ카우지니)는 자기 지역에서 이동이 거의 없고, 중앙수비수(20번ㆍ봉크)는 ㉰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지역방어를 하기 때문에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또 하나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7번ㆍ시비에르체브스키)의 커버플레이 잘못으로 생기는 허점이다. 폴란드 수비형 미드필더 카우지니는 제공권이 뛰어나고, 공격형 미드필더 시비에르체브스키는 압박이 아주 강하다.
그러나 카우지니가 ㉲지역으로 공격할 때 시비에르체브스키의 커버플레이가 좋지 않아 중앙에 공간이 많이 생긴다. 성남의 발 빠른 미드필더 김대의가 폴란드 진영 오른쪽과 중앙을 휘저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성남이 김대의가 만든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은 돌파한 뒤 공간적으로 충분히 여유가 있는 데도 반대편으로 패스를 오픈하는 등 공격을 급하게 서둘렀기 때문이다. 우리 대표팀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2대1돌파나 수비수 뒤로 찔러주는 스루패스로 돌파가 가능하리라고 본다.
수비전환이 느리다는 것은 폴란드로선 큰 약점이다. 한국이 프랑스전에서 보여준 빠르고 정확한 패스, 강한 압박이라면 충분히 경기를 장악할 수 있고, 승산도 높다.
그러나 폴란드 미드필드진의 공격력을 만만히 볼 수 없다. 특히 길고 정확한 센터링을 주 공격루트로 삼는데, 제공권은 70%이상 장악한다. 2선에서의 기습적인 침투에도 능하다.
한국수비가 바로 이 두가지 공격패턴에 약하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중전에 강한 카우지니의 공격가담을 철저히 저지할 필요가 있다.
유상철이 카우지니를 1차적으로 차단하고, 박지성 김남일의 강압수비에 이은 발 빠른 왼쪽 풀백 이영표의 돌파가 이뤄진다면 첫 경기 승리를 기대해도 좋다.
김희태ㆍ명지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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