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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6·13을 향해 뛴다] (3)경기지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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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6·13을 향해 뛴다] (3)경기지사 후보

입력
2002.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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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선거에서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 후보와 민주당 진념(陳稔) 후보의 과거 경력은 소속 정당의 노선ㆍ이미지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손 후보는 보수색체가 강한 한나라당의 후보로 나섰고, 3개 정권에서 여섯번 장관을 지낸 진 후보는 개혁을 내세우는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했다.

복지부장관을 지낸 손 후보는 개혁적 이미지와 정치력, 행정 경험을 겸비했다는 강점으로 자랑한다.

반면 경제부총리를 지낸 진 후보는 풍부한 행정경험과 경제 식견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손 후보는 대학시절 한일회담 반대시위 등에 앞장섰으며 졸업 후에 빈민ㆍ기독교 운동을 하다가 뒤늦게 영국 유학을 마쳤다.

교수로 활동하던 그는 1993년 당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경기 광명에서 보궐선거에 출마, 정계에 입문했다.

진 후보는 대학 4년 때 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뒤 40여년간 경제 관료를 지냈다. 그는 동력자원부장관, 노동부장관, 기획예산위원장, 기획예산처장관, 재경부장관,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 등을 지내 ‘직업이 장관’이란 말을 들었다.

두 사람은 “내가 경기도 발전의 적임자”라고 주장하면서 수도권 정책을 놓고 첨예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손 후보는 “풍부한 인력과 사회간접자본을 갖고 있는 경기도가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대학 신설과 레저시설 등의 입지를 제한하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공장총량제 폐지를 주장한다.

이에 비해 진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혁파도 필요하지만 쾌적한 삶의 질도 고려해야 한다”며 수도권 정비계획법의 재정비를 주장하고 있다. 하이닉스, 난개발 문제 등도 두 후보의 쟁점이다.

한국일보 등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손 후보가 근소한 수치로 앞선 결과가 많았다.

손 후보는 50, 60대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진 후보는 30대와 40대에서 우세였다.

경기도 유권자들의 반응은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갖춘 경제 전문가를 뽑아야 경기도가 발전할 수 있다”와 “개혁 이미지와 정치력을 갖춘 사람을 경기도의 인물로 키워야 한다” 로 엇갈린다.

경기지사 선거는 권력층 비리 의혹, 월드컵 대회 등의 외생 변수와 함께 경기 발전공약 및 자질론 대결의 향배 등에 의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김준기 민주노동당 경기지사 후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빅 2’ 후보사이를 비집고 민주노동당의 김준기(金準基ㆍ64) 후보가 ‘범 진보진영 대표’라는 간판을 내걸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후보는 서울대 농대 재학시절 야학을 통해 사회운동에 뛰어 들었으며 1970년대에는 가톨릭농민회 출범에 앞장 섰다.

서경원 방북사건 배후 혐의로 옥고를 치르고 재직 중이던 신구전문대에서 해직 당했다.

김 후보는 “노동자 농민 등 서민생활의 안정 없이 정치 안정이 있을 수 없다”며 “서민의 편에서 경기도민의 민생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한나라 손학규 검증 5問

_두 번씩이나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것은 대권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광명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란 시각이 있다.

“이번에도 경기도지사 출마로 인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게 되어 광명시민들에게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경기도지사 불출마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도지사 출마가 광명을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지난 총선에서 광명 시민에게 약속한 광명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도지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_개혁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는데, 최근 당 소장파의 정치개혁 목소리에 침묵을 지켰다.

“3년 전부터 정치개혁을 선도적으로 꾸준히 주장해왔다. 그로 인해 외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며,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총재 제도 폐지를 맨 처음 주장한 사람도, 당무회의에서 최고위원 제도 도입을 최초로 주장한 사람도 바로 나다.

올해 들어와서 본격화된 여당과 야당 모두의 정치개혁의 진전을 지켜 보면서,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_지역주의 극복 주장과 상대 후보를 경기 출신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

“상대 후보가 특정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비난해 본 적도 없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경기도에는 다양한 출신 지역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경기도지사로 출마하는 사람의 출신 지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도지사로 출마하려면 지역 실정을 잘 알고 경기도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_총선자금으로 국정원 자금 2억원을 수수했다는 설이 보도된 적이 있다.

“지난해 초 이 문제가 제기됐을 때, 검찰이 철저히 조사해 국정원 자금이 우리 지구당에 지원된 사실이 있다면 배상하겠다고 답한 적이 있다.

국정원 자금을 지원 받은 사실이 전혀 없고, 중앙당 지원은 있었지만 2억원이나 되는 자금을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민주당은 불분명한 사실관계를 들어 정치공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검찰이 사실관계를 밝히도록 해야 한다.”

_수도권정비계획법 완전 폐지 주장은 지역 주민들의 이해만 지나치게 의식하는 주장이란 시각이 있다.

“지금까지 수도권 정책은 수도권 입지규제를 통해서 지역균형발전을 꾀하는 소극적 정책을 벗어나지 못했다.

인구 분산과 지역 균형개발의 형태로 추진된 수도권 집중억제정책은 국가경쟁력 약화만 초래했다. 수도권 규제는 풀고,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지역균형개발을 위한 최선의 현실적 방안이다. ”

■민주당 진념 후보 검증 5問

_경기 출신이 아니고 출마선언에 임박해 경기도로 이사한 것이 약점으로 거론되는데.

“지역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기도에서까지 지역감정을 일으키려는 발상이 의심스럽다. 경기와의 인연은 광명시 소하리의 기아자동차를 살리기 위해 일했던 경험과, 1985년부터 정부 과천 청사에서 계속 근무한 경험이 있다. 경기도에 오래 살았다는 것과 누가 경기도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_등록재산이 20억원이 넘는데, 공직자로서 많은 재산을 어떻게 모았는가.

“재산의 절반 이상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땅값이다. 30년 전에 산 집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 나머지는 나와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어서 나보다 연봉이 더 높은 아내, 그리고 큰 애가 벌어온 돈을 정말로 절약하고 아껴서 모은 것이다.”

_병역 면제를 받은 경위에 대해 상대측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한나라당 중앙당까지 나서서 비방하는 것에 서글픔을 느낀다. 나는 1961년 장교로 임관하기 위해 제1기 ROTC에 지원해 1년 동안 훈련을 받았다.

훈련을 받던 중 6·25 때 행방불명된 형님 문제로 인해 연좌제에 걸려 장교로 임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크나큰 실의와 좌절에 빠졌다. 그러다 62년에 신체검사를 받아서 건강악화와 고도근시로 병종 판정을 받고 제2 국민역에 편입됐다.”

^_후보 경선을 앞두고, “임창열 지사가 출마하면 내가 나서지 않겠다”며출마를 망설이는 등 출마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솔직히 성공한 부총리로 남고 싶다는 개인적 소망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의 경륜과추진력이 경기 발전에 필요하다고 간곡하게 요청했다.

규모나 행정의 복잡성이 국가 단위이고, 한국경제의 심장인 경기도를 위해 일하는 것도 보람이라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

경기도에는 단순한 정치적 리더십보다 경제를 잘 알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종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무너진 경제를 A등급으로 올렸던 경험을 바탕으로경기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다.”

_경기도에 있는 하이닉스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하이닉스 소액 주주들이진 후보 등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고발했는데.

“나는 하이닉스가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을 때 부도로부터 구해준 사람이다. 하이닉스가 발행한 회사채 기한이 작년이었는데, 이걸 바꿔 주지 않으면 부도가날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부총리로 있던 작년 초에 산업은행 등이 회사채를 사주도록 했다. 그때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정부가 현대 살리려고 저런 짓을 한다’ ‘특혜니 하지 말라’면서 부도 내라고 나를 추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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