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만족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하다. 아키히토(明仁) 천황부처가 이례적으로 참석한 가운데 25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스웨덴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일본이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힘겹게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일본은 이로써 최근 평가전 2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골결정력 부족 등 단점을 해소하는데는 실패했다.강팀과의 무승부였지만 이날 평가전에선 일본의 두 가지 장점이 엿보이지 않았다. 먼저 3백 수비라인의 중심 모리오카(시미즈)가 복귀했음에도 전반 20분 단 한번의 패스에 실점을 허용, 최근 가중된 수비불안을 극복하지 못했다. 최근 평가전 3경기서 7실점 한 것이 모리오카의 결장 탓이라고 자위해 왔으나 이번에도 뜻하지 않은 실점을 기록하자 크게 불안해 하는 모습.
골결정력 부족은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 후반18분에 터진 이번 골이 상대 자책골에 의한 것이라고 볼 때 일본 대표팀은 최근 3경기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위협적인 것은 단 1개도 없었다.
야나기사와, 스즈키(이상 가시마) 나카야마(이와타) 등이 모두 기대 이하였고 처음 오른쪽 윙백으로 변신한 오노 신지(네덜란드 페예노르트)는 포지션에 적응하지 못했다. 다만 나카타(파르마)와 위협적인 크로스패스를 선보인 브라질 출신 귀화선수 산토스(시미즈)만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일본말로 “여러분 함께 응원해주세요”라고 말문을 연 트루시에 감독은 “좋은 경기를 펼쳐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 본선에서는 공격적 축구로 주도권을 잡고 싸워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일말의 허탈감은 감추지 못했다. 나카타를 포워드로 내세우는 등 전술변화를 시험한 대표팀은 일시 해산했다 28일 재소집, 6월3일 첫 경기가 열리는 사이타마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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