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갈등과 화해를 혼자서 정리하는 심정으로 글로 썼을 뿐 수상까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여성생활수기 우수작으로 뽑힌 황새롬(25)씨는 당선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집안 사정이 공개돼 조금 신경 쓰이는 눈치이다.
고 2때 갑자기 닥친 아버지의 사업부도, 생활을 책임지게 된 어머니가 무너지는 모습, 성악가에의 꿈을 접고 지방대학으로 진학해야 했던 일 등 그 동안 겪었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구김살 없는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어릴 때 별명이 ‘스마일’일 정도로 부모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면서 “갑자기 집안이 어려워졌지만 마음까지 어두워지지 않았다”며 밝게 웃었다.
사실 그는 대학시절 내내 집안사정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했다는 생각에 부모를 원망하고 가족과 갈등을 빚어왔다.
부모와 화해하게 된 것은 2년 전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갑자기 세상을 뜨면서. 비로소 부모의 사랑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해 거의 실명 상태일 정도로 엄마의 당뇨병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 때였다.
“엄마와 화해하게 된 것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주신 가장 큰 선물입니다.”
재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학금까지 받았던 그는 졸업 후 홍보대행사에 취직, “어머니의 짐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아픈 몸이지만 딸을 위해 아침을 차려주는 엄마에게 “당선작을 읽어드려야겠다”고 그는 말했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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