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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피로엔 술 피하고 운동을

입력
2002.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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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32)씨는 요즘들어 부쩍 피로를 많이 느낀다. 눈도 침침하고, 일의 능률도 떨어지며 짜증이 난다.보통 서너 시간 쉬지않고 일해도 끄덕 없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왠지 책상에 팔을 괴고 눕는 일이 잦아졌다.

갑자기 더워지면서 이처럼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피로의 원인, 효과적인 극복방법을 알아본다.

최근 느끼는 몸의 피로는 한여름의 ‘더위타는 것’과는 다르다. 경희대 한방병원 내과 정승기 교수는 “하지 이후의 한여름 더위가 땀을 지나치게 흘리거나 전신이 수척해지는 등 열사병과 비슷한 증세를 불러 온다면, 지금의 더위는 머리가 맑지 못하고 갈증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식욕도 없는 등의 증세가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는 몸이 갑작스런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갑자기 날이 더워지면서 몸이 노곤해지는 것도 적응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몸은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낸다. 여기에 부신피질 호르몬 등 신경호르몬의 필요량이 많아지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다.

갑자기 신체대사 요구량이 늘어나다 보니 몸이 ‘준비’가 되지 않아 피곤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사무실에서는 탁한 공기와 컴퓨터 등 사무기기의 복사열로 피로가 더욱 심해진다.

점차 기후에 적응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에 증상 자체만으로는 크게 염려할 바는 아니지만 업무효율에는 분명 방해가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교수는 “심폐기능이 좋은 사람은 기후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안 그래도 기운이 없는 데…’하며 땀흘리고 운동하는 것을 꺼려하지만, 요즘의 피로는 근본적인 체력저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 10분 씩이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영양섭취도 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주는, 피로회복의 ‘기본’이다. 고른 음식섭취는 물론, 쉽게 1일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제도 권할 만 하다.

한의학에서는 기를 보충하는 인삼과 늘어진 심장에 활력을 주는 맥문동, 몸 속에서 적정량의 수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오미자로 만든 ‘생맥산’등의 약재를 권한다.

‘깡통칼로리’라 불릴 만큼, 영양성분 없이 칼로리만 차지하는 알코올이나 당분만 들어있는 청량음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담배는 일산화탄소를 배출해 혈액 내 산소운반량을 떨어뜨리고,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전형적인 ‘피로물질’이다.

적응기의 피로라 할지라도,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른 질병에서 비롯된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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