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사당에 때아닌 맹견소동이 벌어졌다. 공화당 중진의원 3명이 22일 의회 회견장에 우람한 영국산 경찰견 3마리를 끌고 나타난 것.트렌트 로트 원내총무와 래리 크레이그, 빌 프리스트 등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은 이날 낮 난데없이 경찰견 블러드하운드를 각각 1마리씩 끌고 등장해 참석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더구나 블러드하운드 입에는 재갈마저 물려있지 않아 사람들을 긴장케 했다.
로트 총무 등은 제임스 제퍼즈 의원의 탈당으로 미 상원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출범한지 1년이 된 이날 여당이 추진한 법안들에대해 민주당측이 제동을 걸고 있는 현실을 풍자하기위해 깜짝쇼를 연출했다.
로트의원은 혼비백산한 참석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를 향해 “우리는 지금 잃어버린 법안을 찾고 있단다. 나는 예산안을 찾고 있어...그리고 무역법안들도 찾아야 해”라며 능청을 떨었다. 때마침 프리스트의원이 붙들고 있던 개가 법안들 대신 연단에 있는 마이크 1개를 물고와 회견장에 폭소가 일었다. 당황한 의원들이 개로부터 마이크를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맹견은 끝내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프리스트 의원 등은 “블러드하운드들은 겉보기는 무섭지만 눈은 순박하기 그지없다”며 “이놈들도 공화당원임에 틀림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워싱턴 포스트와 USA 투데이는 23일 이 소동을 사진과 함께 보도하고 개를 동원한 정치쇼는 흔치않지만 의정사에 더러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야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진 정치인들이 벌인 ‘여유 있는 유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듯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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