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 잘보면 뭐하나 준비기간 10이면 충분" 여유“우리는 모의고사 보다 실전에 강한 팀이다. 더구나 10일의 준비기간은 우리가 손발을 맞추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한국이 16강 진출의 제물로 삼고 있는 폴란드 미하일 리스키비스츠 축구협회장은 24일 자국팀을 ‘시험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하는 천재형’에 비유하는 여유를 보였다.
실제로 그는 올림픽, 월드컵에서 폴란드가 굵직굵직한 성적을 냈을 때마다 평가전에서 부진을 보였던 징크스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해 월드컵 예선전이 단적인 사례다.
사령탑을 예지 엥겔 감독으로 교체한 폴란드는 2001년 1월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것을 비롯, 5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예선 첫 상대였던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노르웨이 등을 대파한 후 파죽지세로 유럽 팀 중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 도깨비팀 다운 면모를 보였다.
폴란드 축구 전문가들도 비슷한 논리를 폈다. 방송해설가 로망 콜턴씨는 “유럽 각국 프로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이 워낙 많아 한국처럼 올 초부터 10경기 이상을 집중적으로 할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폴란드 최종 엔트리 23명 중 15명이 프랑스, 잉글랜드, 독일, 벨기에, 그리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 등 8개국에 흩어져 뛰고 있고, 대표팀 소집이 제대로 된 적은 거의 없다.
한국이 첫 승 제물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 시점인 일본과의 평가전(0-2패)도 대회 24시간 전에 부랴부랴 소집된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
지난 2월 북아일앤드와의 평가전을 관전하고 온 핌 베어벡 한국대표팀 코치는 폴란드를 “약점을 찾을 수 없는 무결점의 팀”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과연 폴란드가 10일 동안의 벼락치기로 다시 무결점의 팀으로 바뀔지, 아니면 개최국 한국의 첫 승 제물이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대전=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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