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검은 코, 그보다 더 작은 눈, 그리고 언제나 쫑긋 서있는 귀. 여기에 겨우 상체에 걸쳐 있다시피 한 빨간 색 반팔 티 셔츠.세계 어린이들과 함께 자라온 곰돌이 푸(사진)의 귀여운 모습이다.
배냇저고리서부터 동화책, 이불, 책가방, 필통, 심지어 숟가락과 젓가락에까지 등장하면서 푸는 더 이상 친근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꿀이라면 어쩔 줄 모르는 마냥 어린애 같은 곰돌이 푸이지만 그는 올해 76세가 된 할아버지 곰이다.
영국 작가 앨런 밀른의 동화 ‘곰돌이 푸(Winnie the Pooh)’가 발간된 것이 1926년.
발간 첫 해에만 15만 권이 팔려나갔고 28년 속편을 포함, 지금까지 2,000만 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의 주인공이다.
곰돌이 푸의 탄생 이야기도 재미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새끼 곰 ‘위니’.
위니는 캐나다 제2보병 여단의 해리 콜번 중위가 유럽에 데리고 왔다가, 런던동물원에 기증한 엄마 잃은 새끼 곰이었다.
위니를 사랑한 네 살짜리 꼬마 크리스토퍼 로빈은 자신의 테디 베어 인형에 ‘위니 더 푸’(‘푸’는 로빈의 집 근처 호수에서 살던 백조 이름)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로빈의 아버지 앨런 밀른이 푸와 로빈을 주인공으로 삼아 쓴 동화가 바로 ‘곰돌이 푸’이다.
곰돌이 푸는 1977년 월트 디즈니에 의해 처음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2000년에는 ‘티거 무비(The Tigger Movie)’라는 속편도 나왔다.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3월 원 저작권자인 밀른의 유가족과 영국왕립문학기금에 2억4,000만 파운드(4,500억원)를 주고 캐릭터 사용권을 매입, 25년 동안 곰돌이 푸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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