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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궁-정자 용도변경 의혹 검찰조사 내용 검찰간부가 市長에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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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궁-정자 용도변경 의혹 검찰조사 내용 검찰간부가 市長에 알려줘

입력
200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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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고위간부가 지난해 분당 백궁ㆍ정자지구 용도변경 의혹사건을 내사할 당시 용도변경 허가권자인 김병량(金炳亮) 성남시장에게 검찰의 조사내용을 알려주고 고소ㆍ고발과 관련한 조언까지 해준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그러나 김 시장은 육성 녹음이 검찰의 신분을 사칭한 사람에 의해 이뤄졌고 내용도 상당히 왜곡됐다고 주장, 논란이 예상된다.

성남시민모임 이재명(李在明ㆍ변호사) 기획위원장은 23일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시장이 검찰로부터 수사상황을 전해 들었고, 파크뷰 특혜분양사건으로 구속된 에이치원개발 홍원표(洪元標ㆍ54) 회장과 김 시장이 절친한 사이였다는 내용 등이 담긴 김 시장의 육성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시장은 “당시 지청장께서 저(김 시장)한테 연락이 오기를 (성남)시에서 (용도변경 허용)한 것은 옳다고 다 인정을 했다.

내사한 결과를 보면 뭐 없다. (토지공사와 에이치원개발 등이)땅을 사고 판 과정은 시가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김 시장은 또 “검사장께서도 (성남)시장은 결국 시민을 고발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만큼, 조금 기다렸다가 저쪽(시민단체)에서 (고발을) 한 다음에 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검찰이 수사내용을 비롯한 정보와 고소ㆍ고발 전략 등을 김 시장에게 알려준 셈이어서 용도변경 관련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녹음테이프에는 또 에이치원개발 홍 회장이 1998년 지자체선거 당시 직원들을 동원, 김 시장의 선거운동을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어 홍 회장과는 선거 이전에는 일면식도 없다는 김 시장의 당초 주장과 정면배치되고 있다.

한편 녹취록에는 당시 청와대 비서관 P씨와 친분이 두터운 홍 회장이 김 시장을 소개시켜 주려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변호사는 “녹취록을 입수한 경위와 녹음경위, 시기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추가로 테이프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녹취록에 등장하는 당사자들은 “김시장과 통화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 시장은 “최근 수원지검의 검사를 자칭하는 누군가와 대화한 내용이 교묘하게 편집돼 당시 대화 의도가 상당히 왜곡돼있다”며 “24일 모든 전말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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