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엽제 후유증 환자 등이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칼, 몬산토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이 내려졌다.사법사상 최대인 1만7,000여명의 원고가 참여하고 소송가액만 5조1,000억원대(1인당 3억원)에 이른 이번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고엽제전우회 등 관련 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3부(김희태ㆍ金熙泰 부장판사)는 23일 선고공판에서 “고엽제에 함유된 다이옥신과 원고들이 앓고 있는 질병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설령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손해배상 소멸 시효인 10년을 훨씬 경과,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월남전 당시 고엽제의 주요 살포지역은 월남 중서부 삼림지역이었던 반면 한국군의 주요 주둔지는 동부 해안저지대였던 점, 한국군의 작전면적이 월남 전체 면적의 약 4%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고엽제에 충분히 노출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고측 변호인인 백영엽(白永燁) 변호사는 “현행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고엽제와 질병 사이의 개연성을 인정해 보상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인과성이 없다고 판결한 재판부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으며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강창업(姜昌業) 고엽제 후유의증전우회 홍보국장은 “우리들 질병이 고엽제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고엽제 피해자들의 전국적인 집회를 여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1999년 10월에 소송이 제기된 후 2년6개월 동안 9차례 준비절차와 6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해 왔고 제출된 자료만 트럭 1대분에 달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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