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7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행키로 함에 따라 금융자동화기기 업종을 비롯한 여행ㆍ항공ㆍ쇼핑ㆍ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주5일 근무 테마그룹내에 수혜 여부가 의심되는 종목들도 없지 않고 재료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경우도 많은 만큼 옥석 가르기가 필요하다.▼너도나도 주5일 테마주
23일 증시에선 주5일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초강세를 기록했다. 먼저 토요일 은행이 문을 열지 않음에 따라 현금인출기 등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금융자동화기기 종목이 상한가로 치달았다. 청호컴넷과 한네트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한틀시스템도 3.16%나 상승했다.
또 무인점포가 많이 설치되면 보안 카메라도 수요가 늘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 및 폐쇄회로TV(CCTV) 주식들이 주5일 테마주에 합류했다.
주5일 근무로 레저관련 업종이 주목된다는 분석은 하나투어ㆍ호텔신라 등의 여행관련 업종과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등을 밀어올렸고 나아가 외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를 운영하고 있는 동양제과 등이 눈길을 끌었다. 또 여가와 함께 주류 소비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이트맥주, 두산, 국순당 등 주류 업종도 주5일 테마주가 됐다.
주말과 휴일엔 역시 영화를 많이 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에 플레너스(옛 로커스홀딩스), CJ엔터테인먼트, 제일제당(CGV) 등도 관심을 받았고 엔씨소프트와 한빛소프트 등 게임 관련 업체들도 주5일 테마로 분류됐다.
일각에선 테마파크 인테리어 디자인 특수와 관련, 중앙디자인을 주5일 테마로 밀었고 강원랜드가 주5일 테마의 가장 큰 수혜주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여가용 차량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며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판매 등이, 카드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 LG카드, 국민카드, 외환카드 등의 주가도 탄력을 받았다. 또 골프 특수와 관련, FnC코오롱을 비롯 캐주얼 의류 업체들의 상승을 점치는 시각도 있었다.
▼이미 주가 반영, 재료 소멸 하락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주5일 테마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충고한다. 현대증권 오성진 팀장은 “시장을 주도할 만한 테마가 되려면 기업의 매출과 수익 변화에 지속적 영향을 주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할 정도가 돼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나온 테마는 모두 소비와 관련된 것이어서 일시적인 유행성 테마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주가가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것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주5일 테마는 이미 몇차례 주가 상승 재료로 사용된 만큼 신선도가 떨어진다”며 “지금 주5일 테마에 뛰어드는 것은 사실 상투를 잡아도 상관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제로 주5일 근무가 정착되고 그 영향이 가시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준비와 시일이 걸린다는 점도 섣부른 기대가 금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처럼 이날 주5일 테마주는 초반 강세에서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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