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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 예술원회장 비판 글…"문예지원금 문화악순환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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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 예술원회장 비판 글…"문예지원금 문화악순환 부채질"

입력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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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차범석(78)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이 '문화적 악순환을 부채질하는 문화정책'을 질타했다.차범석 회장은 '현대문학' 6월호에 게재한 '문화는 씨앗이며 꿈이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속물적인 예술가가 늘어나는 순수예술이 위축되는 현상을 개탄하면서, 문화정책의 책임을 함께 물었다.

차회장은 '가난한 사람에게 시해하는 식으로 자원금을 나눠주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특정한 친소관계나 로비활동으로 특정한 사람에게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온정주의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문예진흥원장을 역임했던 당시 정부가 문화계에 지원금을 지급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생활이 어려운 전업작가에게 조건없이 1,000만원을 지급하는 데 이르러서는…명군(名君)의 발상"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궁극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내가 그런 식으로 현금을 균일하게 살포하는 방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지만만, 문화관광부 H국장은 기정 사실이니 원안대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차회장은 "예술은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예술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하는 사람에게 돈을 써야 하는게 정책일진대 우리는 주객이 전도된 상태에서 이 시대를 살고 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빼먹을 수만 있다면 하겠다는 사이비 예술가가 가슴 아프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우리 예술계가 날로 상업주의, 황금만능주의, 기업화 등 그 경영면에서의 변혁은 있어도 정신세계는 퇴보상태"라면서, "돈만 쥔 감투만 씌워주면 하루아침에 혁명시인이 되고 애국자가 되는 치기어린 예술가"와 "새로움을 찾는다는 미명 아래 무조건 외국 것만 추종하는 정치지향의 재주"가 늘어가는 현실을 한탄했다.

"모방과 자만과 소영웅주의로 들끓는 현실 속에서 고고하게 살아남은 시인보다는 문단 정치꾼이 판을 치는 안타까움에 새삼 문화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되묻게 된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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