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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관훈토론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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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관훈토론 초점

입력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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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해.모략 사실로 드러난것 없다"이회창 후보는 토론 벽두부터 ‘최규선(崔圭善) 게이트’ 연루 의혹을 묻는 질문이 집요하게 이어지자 “기가 차다”면서 “그와 관련한 의혹 가운데 한가지라도 사실로 밝혀지면 후보 사퇴를 포함한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극단적 표현으로 연루설을 철저히 부인했다.

이 후보는 “지난 4년간 나에 대한 온갖 음해와 모략이 쏟아졌지만 어느 하나도 사실로 드러난 것이 없다, 사실이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정권의 음해 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21일 체포된 김희완(金熙完)씨도 최씨가 나에게 20만 달러를 주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는 보도를 봤다”며 “그가 들었든, 듣지 않았든 이 기회에 검찰이 빨리 수사해서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은근히 불만도 곁들였다.

그는 1월 미국 방문 당시 최씨의 도움을 받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그때의 방미 일정은 초청자인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 전담해 조정했다”며 “최씨가 우리쪽 일을 하고 싶어 접근한 흔적은 있으나 그에게 역할을 맡긴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장남 정연(正淵)씨가 최씨와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에 확인한 결과 그런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는 확답이 있었다”며 “이런 터무니 없는 얘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흘리고, 발표하는 행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100만원대 양복' 지적에 진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서민과 소외 계층의 관점에서 정책을 설명하는 등 귀족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애썼다.

그는 우선 "우리 당이 재벌 비호 정당이니 귀족 정당이니 하는 것은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라며 "내가 서민 행보에 나선 것도 이를 깨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귀족 대 서민'대결 구도를 바라고 있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의식한 듯 "이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빈부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이래서는 '서민 정권'으로 볼 수 없다"며 "우리 당은 빈부격차 해소를 제1과제로 삼고 있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일부 패널리스트가 성장 우선 정책과 복지 배려 정책의 모순점을 지적하자 이 후보는 "내가 말하는 성장은 일자리를 같이 만드는 성장이자 따뜻한 복지로 저소득층과 약자를 보살피는 '삼위일체'식 정책"이라며 제한시간을 넘겨 가며 부연 설명을 거듭했다. 그러나 "얼마짜리 양복을 입느냐"는 질문에는 진땀을 흘렸다. 가격을 몰라 우물쭈물하다가 "브랜드가 뭐냐"는 질문에 "20세기"라고 대답했다. 이어 "맞춤 양복이다, 맞춤은 한 벌에 100만원이 넘는다"는 지적에 "맞춤 양복이다, 분명하다"고 시인하며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안준현기자

■"北이 뭐라든 원칙고수" 강경

이회창 후보는 이날 전에 없이 강경한 어조로 보수적 대북관을 피력했다. 나중에 취소하긴 했지만 한반도 통일방안을 담은 6·15 선언의 원칙과 정신은 살릴 것이나, 남측의 연합체와 북측 연방제가 공통성이 있으며 이를 토대로 통일을 지향한다는 2항은 그대로 갈 수 없다"며 "대통령이 되면 분명히 짚어 정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패널리스트가 "2항을 폐기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묻자 "우리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 북한이 고집을 꺾지 않으면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토론회 말미에 "폐기하자면 오만하게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발언을 정정했다.

그는 또 "김정일 위원장은 정상회담 뒤 많은 약속을 햇으나 지키지 않고 있어 남북관계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김 위원장 답방시 6·25와 각종 테러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김영삼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할 때 북한은 나를 김영삼의 삽살개라고 했다"고 소개한 뒤 "북한이 뭐라고 욕을 하든 우리는 원칙과 방향을 지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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