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1일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필두로 한나라당에 ‘국정마비’ ‘헌정질서 파괴’ 등 원색적 용어를 써가며 정쟁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 대표의 제안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일부 언론에 보도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 등을 공격하는 논평을 잠정 중단했다.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기간만이라도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자는 우리의 간곡한 제안을 거부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대통령까지 정쟁에 끌어들여 ‘비리 몸통’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정권 장악을 위해서라면 국정마비나 헌정질서 파괴까지도 서슴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가정에서도 바깥손님을 맞을 때는 집안싸움을 그치고 예의를 차리는 법”이라며 “정치권이 월드컵 개최 기간에 먼저 ‘무정쟁 선언’으로 앞장서야 노동계의 ‘무파업 선언’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일문일답에서 “한나라당의 비방이나 일방적 매도에는 우리도 입장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해 흠집내기 공세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국정 전반 논의를 위한 대표회담’ 제안과 관련, “정당간 정책 문제는 정책위의장이나 총무간 협의가 진행돼 합의를 도출할 계제가 있다면 만나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해 사실상 거부했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한 대표가 정쟁 중단을 제안한 만큼 당분간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논평을 내지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이회창 후보 자제의 병역비리 등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자락을 깔았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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