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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훈련노트] (6·끝)경기운영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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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훈련노트] (6·끝)경기운영 능력

입력
200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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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훈련의 목적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경기운영 능력의 극대화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를 통해 소개한 훈련 내용 모두가 바로 이 목표를 위한 것이다.히딩크의 훈련법을 보면 복합적인 성격을 띤다. 예를 들어 4대4, 7대7, 8대8 미니게임 훈련은 선수들의 위치별 임무는 물론 체력, 패스, 부분전술까지 포함한다.

완벽을 지향하는 현대축구에서 히딩크는 모든 세세한 부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운영 능력은 수비-미드필더-공격 3선의 간격을 최대한 좁힐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이것은 패스와 체력, 전술 등이 높은 수준에 올라 왔을 때 가능하다.

한국대표팀은 지금 체력과 패스, 부분전술 등 모든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보였고 이러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3선 간격을 좁힐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모든 훈련에 경기운영, 즉 3선 간격을 좁히는 훈련법을 도입했기 때문에 얻은 소득이기도 하다.

16일 스코틀랜드전에서 한국은 이상적인 경기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의 상대는 틀리다. 스코틀랜드처럼 약하지도 않고 시차적응도 당연히 없는 상황에서 싸운다. 상상할 수 없는 체력과 압박으로 한국을 무너뜨릴 것이다.

상대를 완전히 지배하려면 최종수비라인이 하프라인까지 전진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상대가 우리보다 강할 때는 최종 수비라인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한국팀은 후방, 또는 측면에서 길게 날아오는 패스와 공격 2선에서의 침투에 아주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최종 수비라인이 전진할 때 한국의 약점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GK 김병지가 최종 수비라인 후방을 커버하는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미국이나 폴란드 보다 월등하지 않다.

그러나 16강에 가기 위해서는 승부를 내야 하고 이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우려되는 것은 최종 수비라인이 후퇴해 3선을 유지하지 못할 때 즉 소극적인 수비위주로 나설 때의 문제이다.

히딩크 감독이 잘 알겠지만 남은 기간 최종 수비라인이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경기운영 방법을 좀 더 보완한다면 16강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김희태ㆍ명지대 감독

■체력향상, 철저한 계획의 산물

시리즈를 끝내기 전에 꼭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체력훈련이다. 지금까지 기사로 많이 소개됐으므로 특징만 간단히 지적하겠다.

체력훈련은 히딩크가 부임한 2001년 1월~11월(1단계), 2001년12월~현재 등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에서 히딩크는 웨이트트레이닝(주 3회 10가지 기구를 사용)을 통해 선수들이 근력의 파워를 늘림으로써 신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평소 잘 안 쓰는 근육까지 보완한 선수들은 2단계부터 지옥훈련으로 불리는 스피드와 파워트레이닝을 부상 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2단계 훈련은 스피드 향상과 인터벌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췄는데 목적은 맥박수와 젖산 분비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피로회복 속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그 결과 한국선수들은 선진축구 수준의 체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힘과 지구력의 배양은 물론 몸싸움을 하면서 투쟁심을 갖게 하는 훈련도 겸했다는 점이 우리의 지도방법과 다른 점이다.

워밍업훈련도 특징이 있다. 이전의 워밍업과 회복훈련은 신체가 정지된 상황에서 스트레칭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히딩크는 선수들이 가벼운 러닝을 하면서 순간 발차기 같은 동작을 되풀이 하도록 시켰다. 또 회복운동은 간단한 러닝으로만 끝냈다.

히딩크의 이론에 따르면 정지된 상황에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완전히 이완시킬 경우 근육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또 훈련 후 스트레칭을 하다가 다친 근육부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어느 훈련법이 옳은 지는 현재로선 입증할 길이 없다. 월드컵 후 스포츠과학자들과 축구전문가들이 토론과 실험을 거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히딩크의 모든 훈련은 나름대로 철저한 계획과 일정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16강 진출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히딩크 축구를 나름대로 즐길 수 있게 되고 축구인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었다면 그것으로 큰 소득이 아닐까 싶다.

김희태·명지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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