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70대 후반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50대 주부입니다. 최근 시작된 시어머니의 이상 행동때문에 문의드립니다. 당신의 물건이 없어졌다고 우기시거나 부엌의 가스 불을 켜 놓아 애를 먹고 있습니다.손자들을 보고 "누구세요?"라고물어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치매가 아닌가 해서 남편에게 상의했지만 남편은'그럴 리가 없다'며 저더러 노이로제라고 하는군요.
건강하신 편인데다 아들앞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해 판단이 헷갈리기도 합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 고생이 아니라는데, 혹시 치매라면 어떤 식으로 대처하면 좋을지 조언을 들려주세요. (서울 성북동에서 박모씨)
A :신체가 건강하시다는 시어머님께서는 좀 진척된 알쯔하이머형 치매이신 것같습니다. 시어머님의 피해망상은 가족이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으나 화재가나면 옆집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미리 조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돌보는 가족도 심신양면으로 고통이 크기때문에 치매는 온 가족이 앓는 집단질환입니다. 치매에 걸린 미국 레이건대통령도 부인만은 알아보듯이 치매환자는 심정적으로가장 가까운 사람은 잘 알아봅니다.
또 오래 만에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멀쩡해 동거가족, 특히 며느리가 '생사람 잡는다'고 제일 오해를 받지요. 그러나 너무 비관하지는 마십시오. 혼자서 짐을 걸머지지만 말고 치매환자를 돌보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십시오.
가족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먼저 시누이들과 상의하시고, 남편, 시누이, 귀하가 함께 나서서 시어머님이 신경정신과 진찰을 받도록 하십시오. 그래야 집안평화가 깨지지 않습니다.
치매에는 완전한 완치란 있을 수 없으니 치료목표도 진척속도 지연이나 증상완화에 두도록 하십시오. 주간 보호시설에 다니신다면 낮시간에 가족이 쉬니 힘이 덜 들며, 환자도 전문가들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서울대 신경정신과 전문의
dooyoung@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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