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 신문에서 당신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혹독한 지옥훈련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안타까워하는 나를 “다 잘 될 거야”라며 환한 웃음으로 오히려 위로해 준 당신. 당신 모르게 나 한참을 울었던 것 알아요?사랑하는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돼 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몇 자 적어 보내요.
몸도 힘들겠지만 당신 마음 고생 많이 하고 있을 거예요. 유난히 책임감이 강한 당신이 팀의 형으로서 얼마나 부담 느끼고 있을 지…. 히딩크 감독님이 당신을 믿어줄 수록, 16강 진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커질 수록 당신 마음 무거워진다는 것 알아요. 겉으로는 아닌 척 하겠지만요.
하지만 당신은 강한 사람이잖아요. 위기가 닥치면 더욱 단단해지는 믿음직한 당신. 1998년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전 때 기억나요? 태어나기 2달 전이었던 우리 큰딸 다빈이를 위해서 꼭 골을 넣겠다는 약속, 당신이 지켜줬잖아요. 그것도 황금 같은 동점골을요.
무럭무럭 자라나는 우리 다빈이를 볼 때마다 그 때의 기쁨이 고스란히 되살아나요. 요새도 당신이 보고싶으면 다빈이를 꼭 껴안곤 한답니다. 이번 월드컵에는 우리 귀염둥이 아들 선우를 위해 결승골로 부탁해도 되죠?
당신 지금 나한테 “이 욕심쟁이가 왜 자기 건 안 부탁하나” 하겠죠? 난 당신 하나면 돼요. 넓은 그라운드 위를 힘차게 휘젓고 다니는 멋진 당신이 내 사람이라는 것 만으로 난 행복해요.
내가 오늘 다빈이랑 선우를 데리고 냉면집에 갔다가 몇 번 테이블에 않았을까요? 당신 또 웃고 있겠죠? 당신을 사랑하고부터 제일 좋아하게 된 숫자 ‘6’, 내 사람의 백넘버. 고맙죠? 그럼 골 여섯 개 부탁해요. 그럼 이 ‘욕심쟁이’가 여섯 번 꼭 안아 줄게요.
월드컵이 끝나면 우리 유비 팬클럽 친구들이랑 멋진 파티를 열어요. 당신 좋아하는 오렌지 레몬주스 홍차 잔뜩 사다 놓고요. 그 때 월드컵 16강, 아니 4강 진출을 축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당신 제일 큰 꿈인 유럽 진출도 함께요. 멋진 내 남편은 다 해낼 수 있다고 믿어요.
마지막으로 당신한테 하고 싶은 말. 여섯 번이 아니라 6만 번으로도 모자란 말.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부인 최희선(31)씨와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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