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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政爭중단"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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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政爭중단" "못해"

입력
200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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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은 20일 열흘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대회기간 중 정쟁 중단 문제를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이날 이한동(李漢東) 총리가 3당을 차례로 방문, 정쟁 중단을 제의한 데 대해 민주당과 자민련은 전폭적으로 협력할 뜻을 밝혔으나 한나라당은 이를 일축했다. ‘월드컵 변수’를 6ㆍ13 지방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각 당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민주당은 대회 기간 중 권력 비리 의혹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를 둔화시켜 선거에서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지만 한나라당은 공세 국면을 투표일까지 끌고 갈 태세이다. 자민련이 민주당을 거들고 나선 데는 지난 주 함석재(咸錫宰) 의원 탈당에 따른 대(對) 한나라당 반발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이 총리와 만나 “월드컵은 국가 이미지의 획기적 개선과 국익 증대에 직결되는 만큼 정치권의 무책임한 정쟁은 마땅히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국민들이 ‘월드컵 특수’가 실종될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고 경제논리를 들이 댔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정쟁과 노동계 파업 중단을 촉구한 뒤 “말꼬리나 잡고 정쟁을 일삼는 정당에 대해 걱정되는 점이 있다”고 한나라당을 꼬집었다.

이와 달리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집권세력의 비리와 은폐 기도를 지적하는 것이 정쟁이라면 정치권은 문을 닫으라는 얘기”라며 “이를 정쟁으로 매도하는 것이 오히려 정략적”이라고 받아 쳤다. 한나라당은 내달 4일 임시국회 폐회 후 곧바로 국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하는 등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을 태세여서 ‘월드컵 휴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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