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이 대통령 둘째아들 김홍업(金弘業)씨와의 돈 거래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쓰려져 병원에 입원한 유진걸(柳進杰 ㆍ평창종건 유준걸 회장 동생)씨를 찾아가 검찰의 불법행위 여부를 파악한 사실이 19일 밝혀졌다.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사기관의 강압수사 여부에 대해 직접 확인 조사를 벌인 일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그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 김현섭 민정 비서관은 “유씨가 검찰 조사중 위급상태에 빠졌다는 첩보를 입수, 11일께 유씨가 입원중인 S병원에 파견 경찰(경위)을 보내 경위를 파악한 사실이 있다”며 “유씨가 ‘원래 심장병이 있었고 수사 중 욕설이나 폭행은 없었다’고 말해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 사실대로 민정수석에게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그러나 “사회적으로 관심 있는 중요 사안이거나 정부기관에서 일어난 불법행위 의혹은 민정수석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홍업씨와 관련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해 민정수석실의 조사가 홍업씨와 관련돼 있음을 간접 시인했다.
그러나 일부 유씨 측근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이 유씨에게 검찰의 강압수사로 쓰러진 것처럼 거짓 폭로하도록 종용했다”고 주장, 민정수석실의 조사가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유씨는 홍업씨와 경희대 동창으로 한때 한약도매업을 같이 한 사이이며, 차명계좌로 20억원대의 돈을 관리하며 홍업씨와 돈거래를 한 사실이 최근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 참고인 조사를 받아왔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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