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원화가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 달러당 원화 가격은 16~17일 이틀간 15원 이상 떨어진 1,261.60원을 기록, 1,25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주말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이 5개월만에 최저치인 125엔대로 주저앉으면서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 원ㆍ달러 환율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환율, 왜 급락하나
원화 강세 현상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근거한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기조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호전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의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다 엔론 사태 이후 확산된 미국기업 회계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 대미(對美) 투자매력을 급감시켰다. 여기에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현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도 ‘정부의 환율하락 용인’으로 해석되면서 급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어디까지 떨어질까
한국은행은 “미국 경제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환율의 급격한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일부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머지않아 1,250원선을 뚫고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이 단행되더라도 기조변경보다는 속도 조절에 그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며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은 1,250원대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은행 딜링룸 관계자는 “작년 2월28일 종가인 1,250.8원이 단기적 저항선이 될 수 있으나, 엔ㆍ달러 환율이 125엔대 밑으로 떨어질 경우 1,250원선의 붕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시장개입 할까
최근의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엔ㆍ달러 환율 하락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수출경쟁력에 치명타를 입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락속도가 너무 빠른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 시각이다. 당국의 수차례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락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달러매입을 통한 물량조절 등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개입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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